‘역대급 쾌속’ 에이프릴바이오, 상장 2년만에 흑자?

기술이전 선급금 올해 매출 반영...상용화도 '청신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약 개발 기업 에이프릴바이오가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코스닥 상장 2년만에 연간 흑자 전환을 달성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 20일 자가염증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PB-R3’을 미국 신약개발사 ‘에보뮨’에 기술이전했다. 선급금 약 200억원을 포함해 전체 약 6550억원 규모 계약이다.

이번 계약은 앞서 덴마크 룬드벡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PB-A1’을 약 5400억원에 수출한 것에 이어 두 번째 기술이전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이번 계약으로 누적 마일스톤 1조2000억원을 달성했으며 현금자산 약 900억원을 보유하게 됐다.

투자업계는 올해 에이프릴바이오가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에보뮨과의 계약으로 지급받는 선급금이 올해 매출로 집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추산한 에이프릴바이오의 올해 연간 실적은 매출 267억원, 영업이익 66.5억원이다.

이러한 기대감은 에이프릴바이오의 주가에도 반영됐다. 기술이전을 공시한 20일 이 회사는 종가 1만942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 종가(1만4960원)보다 29.5% 상승했다.

흑자 전환에 더해 APB-R3의 상용화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투자증권 위해주 연구원은 21일 “루이스 페나 에보뮨 대표는 과거 바이오텍 ‘더미라’를 일라이 릴리에 매각한 이력이 있다”며 “당시 더미라의 핵심 파이프라인 ‘레브리키주맙’은 현재 아토피 피부염 신약 후보로 임상 3상시험에서 효능 입증 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에보뮨의 최고의료책임자(CMO) 유진 바우어 박사는 스탠포드대 의대 학과장과 의학부 부총장을 거친 피부과 임상 전문의다. 이번 기술이전 계약은 아토피 피부염 분야 전문가가 APB-R3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결과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상용화에 대한 마일스톤 기술료는 물론 매출 후 별도의 로열티가 발생하는 기술이전 계약 특성상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APB-R3은 인터루킨-18(IL-18)을 표적으로 삼는 물질이다. IL-18은 면역세포와 자연살해 세포의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과도하게 활성화하면 염증을 유발하고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이나 염증 질환을 유발한다. 아직까지 동일 계열에서 정식 허가받은 약물이 없어, APB-R3이 상용화에 성공하면 ‘계열 내 최초(First in class)’ 의약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디에스투자증권은 에이프릴바이오의 목표주가를 3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기업 가치가 꾸준히 오를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현재 에이프릴바이오는 기술이전에 성공한 후보물질 두 건 외에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비임상 시험을 마친 ‘APB-R4’와 다수의 고형암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상황이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코메디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내부적으로도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지만, 보다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바라보고 있다"며 "약물의 반감기를 늘리는 자체 기술 'SAFA 플랫폼'을 활용해 항체약물접합체(ADC)나 GLP-1 등 최근 떠오르는 시장에 진입하는 등 수익성을 이어가기 위한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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