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만 운동해도”...사망 위험 줄고, 수명 연장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아득한 옛적부터 인류는 ‘젊음의 샘’으로 이어지는 길, 즉 더 길고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방법을 모색해 왔다. 사실 기적의 의약품이나 기술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수많은 연구를 통해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는 몇 가지 생활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최근의 많은 연구들은 단순하고 달성 가능한 생활 방식의 변화가 우리를 더 오래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조기 사망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미국심장협회(AHA) 과학 세션에서 발표된 연구는 8가지 건강한 생활 습관이 생물학적 노화를 6년이나 늦출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러한 습관들은 건강한 식사와 적정 체중 유지, 금연, 좋은 수면 위생 유지, 콜레스테롤, 혈당, 혈압 관리,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신체적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신체 활동, 즉 운동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사이의 연관성을 계속해서 탐구하고 있다.
어떤 종류의 운동이 사망 위험을 낮출까?
≪미국의사협회지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50여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들의 데이터를 중앙값 10년 동안 추적 분석해 다양한 형태의 운동이 사람의 사망 위험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확인했다.
이 연구는 걷기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적당한 강도의 유산소적 신체 활동, 달리기와 같은 격렬한 유산소적 신체 활동, 그리고 근육 강화 운동의 효과를 살펴봤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모든 형태의 운동을 균형 있게 조합하는 것이 사망 위험을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었다.
이에 따르면 약 75분간의 적당한 유산소 운동과 150분 이상의 격렬한 운동, 그리고 적어도 일주일에 2, 3회의 근력 운동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심혈관 질환과 관련된 사망 위험을 줄이는 데 있어 최소 150~225분의 적당한 신체 활동과 약 75분의 격렬한 운동, 그리고 매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한의 운동량은?
하지만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떨까? 또한 건강에 가장 위협이 되는 몇몇 질병들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운동량은 얼마일까?
2022년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하루에 2분만 격렬한 운동을 해도 암이나 심혈관 질병과 관련된 사망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격렬한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연구 참가자들은 5년 안에 사망할 위험이 4%에 달했지만, 매주 10분미만의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이 위험이 반으로 줄었다. 여기에 주당 최소 60분의 운동을 한 사람들의 경우 그들의 사망 위험은 다시 반으로 줄었다.
일과 관련된 신체 활동은 도움 안 돼
전문가들은 “거의 모든 형태의 운동은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것이 낫다”고 강조한다. 이는 어떤 신체 활동이든 앉아서 생활하는 것보다 심장 건강에 더 좋다는 새로운 연구에 의해 강화된 것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여가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집안일이나 자신의 일과 관련된 신체 활동은 때로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신체적으로 힘든 직업과 인지 장애의 더 높은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한 최근 발표된 연구에 의해 뒷받침된다.
이 연구에서 인용된 집중적인 신체 활동과 관련된 가장 일반적인 직업은 간호 및 돌봄, 소매업 및 농업으로 종종 스트레스 상황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모든 형태의 운동은 건강에 좋을 수 있지만, 작업 환경에서 격렬한 신체 활동은 오히려 건강 상태의 위험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심지어 여가를 위한 운동도 관절 건강과 같은 신체적 건강의 측면에 특히 나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별로 참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운동 종류에 대해 조언해 줄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의료 제공자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나이에 따라 중점을 둬야 하는 운동에 대해 알아봤다.
연령별 맞는 운동은?
20대=신체가 인생의 정점에 달한 나이다. 운동을 게을리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절 운동으로 탄탄한 몸을 만드는 건 일종의 노후 대비 투자다. 심장박동 수(심박수)가 충분히 오르는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3~5회 하면 좋다. 달리기, 수영, 사이클 등이다. 여기에 근력 운동을 적어도 일주일 3회 이상 해야 한다.
30대=직장, 연애, 가족 등의 문제로 운동에 집중하기 힘든 나이다. 운동 시간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승강기 대신 계단 오르기, 차량 대신 걷기로 틈틈이 운동해야 한다. 이 시기 근력 운동은 노년기 골다공증과 관절염을 예방을 돕는다. 일주일에 3, 4회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40대=신진대사가 느려지고 근육 상실이 시작되는 나이다. 근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근육 및 관절 가동 범위를 젊은 시절처럼 유지해야 한다.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주 3회 근력 운동을 하는 게 좋다. 피트니스 클럽 등에 가입해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50대=젊은 시절 운동 능력에 대한 미련을 버릴 나이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몸의 중심을 잡는 코어 근육과 엉덩이와 고관절에 유의해야 한다.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매일 하며 근력 운동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10분 스트레칭을 포함, 하루 30분 정도 운동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60대 이상=지금껏 즐기던 운동을 유지하되, 다소 수정이 필요한 시기다. 예를 들어, 스쿼트를 하더라도 가동 범위와 버티는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근육과 뼈의 밀도가 떨어지는 시기이므로 운동할 때 무리하지 말고 균형 감각과 유연성에 주의를 기울여 부상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