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증 있는 성인은 뇌 구조 다르다
전두엽 피질 일부 두꺼워지고, 꼬리핵 조가비핵 해마 크기 줄어
성인의 공포증(phobia)이 뇌 구조의 변화와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정신의학저널(AJP)》에 발표된 독일 훔볼트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공포증은 가장 흔한 불안 장애로, 12% 이상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공포증에 대한 구체적 연구는 많지가 않다.
훔볼트대의 케빈 힐베르트 연구원(심리학)이 이끄는 연구진은 “특정 공포증과 관련된 뇌 구조의 차이를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으며, 일반적으로 소규모 표본과 고립된 관심 지역을 대상으로 수행됐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다양한 공포증을 가진 어린이와 성인 1452명과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는 2991명을 대상으로 자기공영영상(MRI) 촬영을 진행했다.
가장 흔한 공포증은 동물 공포증(739명)이었다. 두 번째는 혈액‧부상‧주사와 관련된 공포증(182명)이었다.
분석 결과 공포증이 있는 성인 환자는 대뇌 전두엽 피질의 일부분 두께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꼬리핵(caudate nucleus), 조가비핵(putamen), 해마와 같은 부위의 크기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된 부위는 움직임, 혐오, 감정 처리와 같은 공포와 관련된 뇌 과정에 관여한다. 그러나 공포와 공격성과 관련 뇌의 중추 조절자인 편도체의 크기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혈액‧부상‧주사 공포증이 있는 사람이 동물 공포증이 있는 사람보다 더 심대한 변화를 겪었다며, 이는 그러한 공포증이 더 높은 인지 과정을 수반한다는 개념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혈액‧부상‧주사 공포증이 두려움과 혐오감을 동시에 유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뇌 구조 변화는 20세 이하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공포증으로 인한 뇌 구조 변화는 성인기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연구진의 잠정 결론이다.
연구진은 “(공포증이) 아동기 초기에 발병하는 것이 매우 흔하고 신경 기능적, 구조적 상관관계가 다른 불안장애를 가진 사람들, 심지어 불안장애에 걸릴 위험이 있는 젊은층에게서도 관찰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놀라운 발견이었다”고 밝혔다. 아동 공포증은 성인이 되면 해소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성인 MRI에서 보이는 큰 구조적 변화는 불안 장애의 더 지속적인 형태를 반영 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ajp.psychiatryonline.org/doi/10.1176/appi.ajp.20230032)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