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갑자기 거인처럼 커진다" 감각이 왜곡된다는 女, 무슨 증후군?
편두통과 함께 시작된 시각 감각 왜곡, 4년째 앨리스 증후군 앓고 있는 여성
갑자기 시간이 멈추며 주변 세상은 작아지고 내 몸은 커지는 느낌이 든다면 기분이 어떨까. 현실에서 수시로 이런 느낌을 경험하는 여성이 있다. 그는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의 유명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이름을 딴 앨리스 증후군(Alice in Wonderland syndrome)이라는 희귀 질환을 진단 받았다.
영국 매체 더선에 의하면 헤리퍼드에 사는 레일라 체스터(46)가 처음 이상한 증상을 경험한 건 2020년 7월 편두통을 느끼며 잠자리에 든 후 깨어났을 때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마치 ‘망원경을 거꾸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시각을 통해 얻어지는 감각에 왜곡이 일어난 것이다. 뇌종양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진료를 받았지만, 의사는 그의 특이한 증상에 의아해할 뿐이었다. 신경과로 의뢰되어 뇌 스캔과 여러 차례 검사를 받은 끝에 그는 앨리스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앨리스 증후군은 편두통 등의 증상과 함께, 자신의 신체 전체나 일부 또는 다른 대상이 실제보다 커 보이거나 작아 보이는 등 지각적 왜곡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영국의 정신과의사 존 토드(John Todd)가 1955년 논문에서 처음 언급한 것으로, 토드 증후군(Todd's syndrome)이라고도 불린다.
레일라의 경우, 증상은 편두통이나 피로에 의해 촉발된다. 증상은 최대 몇 시간 동안 지속되며, 그는 자신의 몸이 커지는 감각을 실제로 느낀다고 말했다. 증상이 시작되면 거리 감각이 없어져 길을 걸을 수가 없고, 대화 중 갑자기 시간이 느려지거나 멈춘 것처럼 느껴져 대화를 따라갈 수가 없다. 실제로 냄새가 나지 않는데도 어떤 냄새가 나는 듯한 환각(환취)이 들어 자다가 깬 적도 있다.
증상을 관리하기 위해 매일 약을 복용하지만 그는 여전히 발작에 대한 긴장과 공포 속에 살고 있다. 레일라는 “운전 중에 이런 일이 생길까 꿈에 그리던 차를 팔아야 했다”며 “설명하기 정말 어렵지만, 증상이 시작되면 정말 끔찍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틱톡에 같은 증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만들어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레일라는 4년째 앨리스 증후군을 앓고 있다.
지각적인 왜곡 일어나는 앨리스 증후군
앨리스 증후군은 뇌가 자신의 신체나 주변 세계에 대한 지각을 처리하는 데 장애가 발생하는 드문 질환이다. 신체의 일부 또는 전신이 평소보다 작거나 크게 보이거나 느껴지며, 주변 사물이 원래보다 작아 보이거나 커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며 현실 감각에 왜곡이 일어난다.
모든 연령대에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다만, 대부분 증상이 일시적인 경우가 많고, 이에 대한 연구도 매우 부족하다.
앨리스 증후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은 자기 지각(self-perception) 증상과 시지각(visual perception) 증상으로 나눌 수 있으며, 두 가지 모두 나타날 수도 있다. 두 가지 중에서는 시지각과 관련한 증상이 훨씬 더 흔하다.
자기 지각에 장애가 나타나는 경우, 자신의 신체(전신 또는 특정 부위)에 대한 크기와 느낌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비현실감, 이인증(자신이 낯설게 느껴지거나 자신과 분리된 느낌을 경험하는 것), 둘로 나뉜 느낌, 시간 감각의 혼란 등의 증상을 포함한다. 전체 사례의 약 9%를 차지한다.
시지각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약 75%를 차지한다. 주변에 보이는 것들을 뇌가 처리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다. 크기가 달라 보인다든가, 거리가 실제보다 멀게 혹은 가깝게 느껴진다든가, 사람들이 실제보다 작게 보인다든가, 물체가 왜곡되어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앨리스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는 원인으로는 편두통,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 발작, 특정 유형의 뇌졸중, 정신분열증과 같은 정신건강 질환, 특정 약물 등이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 기준과 증상에 대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현재 공인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증상을 파악해 전문적인 판단을 통해 진단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이 질환이 과소진단(underdiagnosed)되거나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예측할 수 없이 발생하고 질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앨리스증후군 정말 무서운병 이네요.조심해야겠습니다.새로운정보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