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운 적 없는 폐암 환자, 치료 더 어렵다” 왜?

두 가지 ‘특정 유전자 변이’ 탓…유전체(게놈) 2배, 암세포 성장 빠르고 약물 물리쳐

폐암 환자의 약 85%는 비소세포폐암을 앓는다. 이들 환자 중 상당수는 치료 경과가 나쁘다. 이는 두 가지 유전자 변이 탓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폐암 환자의 예후(치료 경과)가 훨씬 더 좋지 않으며, 이는 두 가지 특정 돌연변이 유전자 탓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LC) 의대 연구팀은 특정 돌연변이 유전자(EGFR) 억제제인 오시머티닙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정밀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폐암 환자의 약 85%는 비소세포폐암(NSCLC, Non-small-cell lung cancer)을 앓으며, 이는 흡연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폐암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EGFR 유전자 변이’와 ‘p53 유전자 변이’ 등 두 가지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는 폐암 세포는 유전체(게놈)가 두 배로 늘어날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폐암 세포가 빨리 성장하고, 치료제에도 잘 듣지 않고 견뎌내는 내성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찰스 스완튼 교수(UCL 암연구소 및 프란시스 크릭 연구소)는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두 가지 돌연변이 유전자의 유전체는 2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유전체는 염색체가 불안정해, 암세포가 약물에 끄떡없이 견딜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비소세포폐암에서 발견되는 가장 흔한 유전적 돌연변이는 암세포가 더 빨리 성장할 수 있게 하는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유전자(EGFR)’에 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10~15%는 이 유전자를 갖고 있다. 특히 흡연 경험이 없는 환자의 다수가 이를 갖고 있다.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생존율이 다르지만,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약 3분의 1만이 최대 3년 생존한다.

폐암의 85%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EGFR·p53 유전자 변이 모두 있는 경우 많아

연구팀은 두 가지 특정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를 시작한 지 몇 개월 뒤 실시한 기본 스캔과 이후 첫 추가 스캔을 조사 분석했다. 그 대상에는 EGFR 돌연변이 유전자만 있는 환자, EGFR 돌연변이 유전자와 p53 돌연변이 유전자가 함께 있는 환자가 모두 포함됐다. 연구팀은 원래 임상시험보다 훨씬 더 많은 종양을 스캔해 모든 종양을 비교했다. 또한 이들 환자의 일부 종양이 왜 약물 내성을 갖는지 알아내기 위해, 두 가지 돌연변이 유전자를 모두 가진 생쥐 모델을 집중 연구했다.

폐암에 걸리면 어깨, 허리가 아프기도 한다.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폐암 환자의 예후가 더 좋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런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삼는 폐암 치료제인 ‘EGFR 억제제’는 15년 이상 사용돼 왔다. 이 치료제를 쓰면 일부 환자는 암세포가 줄어든다. 하지만 다른 환자, 특히 EGFR 유전자 변이와 p53 유전자 변이가 모두 있는 환자는 치료제에 제대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이런 환자의 생존율은 다른 환자에 비해 훨씬 더 낮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왜 그런지 설명할 수 없었으나, 이번 연구에서 그 원인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실험실의 폐암 세포 중 EGFR 변이만 가진 폐암 세포, 두 가지 유전자 변이를 모두 가진 폐암 세포에 각각 EGFR 억제제를 적용했다. 그 결과 약물에 노출된 지 5주 안에 두 가지 특정 돌연변이 유전자를 모두 갖고 있고 유전체가 2배인 폐암 세포의 비율이 훨씬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폐암 세포는 새로운 약물 내성 세포로 거침없이 증식했다.

연구팀은 두 가지 돌연변이 유전자 진단 검사의 개발에도 착수했다. UCL 암연구소 크리스핀 힐리 박사(임상종양학 컨설턴트)는 “EGFR 변이와 p53 변이를 모두 갖고 있고 종양에 전장 유전체(Whole Genome)가 2배 있는 환자를 식별하면, 개인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적 관찰을 집중적으로 하고, 약물에 내성을 보이는 종양을 표적으로 삼는 조기 방사선 치료나 절제를 제대로 할 수 있다. 또한 표적항암제 오시머티닙 같은 EGFR 억제제와 화학요법을 빨리 병용하는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이 연구 결과(Mixed responses to targeted therapy driven by chromosomal instability through p53 dysfunction and genome doubling)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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