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다고” 음식물 쓰레기 냉동보관?...'이것' 키우는 꼴
[오늘의 건강]
오늘은 전국이 대체로 맑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아침 최저기온은 15~24도, 낮 최고기온은 27~35도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 온도가 31도 이상으로 올라 더 덥게 느껴질 전망이다.
오늘의 건강= 식사 후 매번 생기는 음식물 쓰레기를 바로 치우는 일은 의외로 실천하기 어렵다. 음식물 쓰레기 양이 많지 않다면 더욱 그렇다. 양도 적은데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넣어 바로 버리자니 아깝기도 하다. 이때 임시방편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실에 보관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습관은 냉동실에 세균을 키우는 꼴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냉동실에서는 세균이 활동하지 못한다고 여기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세균 성장이 멈추는 영하 70~80도가 아닌 기껏해야 영하 15~20도 정도인 가정용 냉동고에서는 음식물 쓰레기가 느린 속도로 자랄 가능성이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수분과 유기물 함량이 높아 세균이 잘 번식할 수밖에 없다. 식중독의 원인 균으로 알려진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등이 잘 자라는 환경인 것이다. 음식물을 넣는 과정에 봉투에 묻은 세균이 냉동실 전체로 퍼질 수 있다. 실제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했던 냉동실을 검사했더니 기준치의 49배에 달하는 세균이 나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냉동 온도에서 특히 잘 자라는 균도 있다. 리스테리아균은 영하 20도에서도 증식할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 주로 육류, 유제품 등에서 발견되는 이 균에 감염되면 발열, 설사 등이 동반된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뇌수막염, 패혈증을 앓을 수도 있다.
툭하 임산부는 리스테리아균에 감염 시 유산 위험이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캠퍼스 연구팀에 따르면 리스테리아균은 임신에 유해하게 작용하며 유산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비살균 처리 우유, 연질 치즈, 샐러드 등에는 리스테리아균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임산부의 조산, 사산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로바이러스도 가정용 냉동실에서 잘 자랄 수 있다. 주로 어패류, 해산물 등으로 감염되는 노로바이러스는 여름뿐만 아니라 추운 겨울철에도 기승을 부린다. 영하 20도에서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 감염 시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오심, 구토, 설사 등을 겪는다.
식중독균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려면 음식물 쓰레기는 가급적 바로 버리는 게 좋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음식물 쓰레기를 상온에 방치하지 말고 곧바로 냉동실에 넣는 게 좋다. 이때 먹는 음식 옆에는 보관하지 않아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비닐이나 밀폐용기로 한 번 더 밀봉해도 된다. 식초나 구연산 등 천연 살균제를 분무기에 넣어 봉투나 주변 곳곳에 뿌리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