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5도씩 오르면…머리 통증도 ‘이만큼’ 늘어난다
기온 약 5.5도 상승할 때마다, 편두통 6%씩 증가…다행히 주사약으로 치료 가능
여름철에 기온이 오르면 편두통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신시내티대 의대, 마운트 사이나이 아이칸 의대 등 공동 연구팀은 편두통 환자 660명의 일기 기록 7만1030건을 지역별 날씨 자료와 비교 분석한 결과, 기온이 약 5.5 °C(10℉) 오를 때마다 편두통 발작이 약 6%씩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신시내티대 의대 빈센트 마틴 박사(두통·안면통증 치료, 미국 국립두통재단 회장)는 "날씨 변화는 편두통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치료하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날씨 변화에 따른 편두통을 두통치료제 프레마네주맙으로 누그러뜨리거나 없앨 수 있는지 시험했다. 프레마네주맙은 피하에 주사하는 약(상품명 아조비)으로 최근 6년 동안 편두통 치료를 위해 출시된 단일클론항체 계열의 약물에 속한다. 이 계열의 약물은 뇌와 신경계에서 통증의 전달을 맡는 특정 단백질(CGRP,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을 차단한다.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프레마네주맙은 기온 상승에 따른 편두통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공동 책임 저자인 미국 뉴욕의 마운트 사이나이 아이칸의대 프레드 코헨 조교수(두통·신경학)는 “통증을 전달하는 특정 단백질(GRP)을 차단하는 편두통 치료제가 날씨와 관련된 두통도 거뜬히 치료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온 상승이 편두통 발생의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과 이런 편두통을 약물로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농무부의 수석 기상학자로 일했고,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알 피터린은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는 날씨와 의학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굳게 믿었다. 수천 년이 지나 그의 말이 옳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Is there a link between increased headaches and hotter temperatures for individuals with migraines?)는 13~16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두통학회 제66차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