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폐암 찾아낼 수 있다?
폐암 환자의 호흡을 맡으면 꿀벌의 뇌 신호가 급증
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흔히 진단되는 암 형태이며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암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폐암도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데 꿀벌에게 사람의 호흡을 맡게 하면 폐암에 걸렸는지를 알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꿀벌은 인간의 호흡에서 폐암과 관련된 생물학적 지표 또는 화학적 농도를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공과대학과 정량적 건강 과학 및 공학 연구소의 연구진은 트리클로로에틸렌 및 2-메틸헵탄과 같은 다양한 수준의 6가지 화합물을 사용해 폐암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합성 호흡 혼합물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들 합성 호흡 혼합물의 냄새를 20마리의 꿀벌의 더듬이에 전달하고 뇌의 신경 신호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꿀벌의 뇌 신호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꿀벌의 뇌에 작은 전극을 부착했다.
데바지트 사하 교수는 “꿀벌이 건강한 사람의 호흡에 포함된 화학 물질을 구별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꿀벌은 채집, 번식, 새끼 관리 및 방어를 포함하는 복잡한 환경을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설계된 민감한 후각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물체의 '냄새'인 광범위한 휘발성 화학 물질을 안정적으로 감지하는 동시에 낮은 농도에서도 효율적으로 혼합된 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
연구진이 벌의 신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폐암 환자의 합성 호흡 혼합물 냄새를 맡은 꿀벌의 뇌 신호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폐암 환자의 합성 호흡 혼합물과 건강한 사람의 합성 호흡 혼합물을 명확하게 구별하는 꿀벌의 뇌에서 여러 가지 뉴런이 발화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꿀벌이 암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호흡에 암을 나타내는 화합물이 얼마나 많이 존재해야 하는지 측정했다. 사하 교수는 “벌들은 매우 작은 농도를 감지했다”며 “벌은 60억분율 범위에 있는 호흡 혼합물의 화학적 농도의 미세한 변화를 구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가 폐암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한 새로운 테스트를 개발하기 위한 모델로 사용될 수 있다”며 “앞으로 환자가 장치를 통해 숨을 쉬기만 하면 되는 비침습적 테스트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꿀벌 두뇌를 기반으로 한 내부 센서는 호흡을 분석하고 암 화학 물질이 존재하는 경우 실시간으로 무선으로 보고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