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 앞설수록 남녀 육류소비 격차 늘어”
부유할수록 육류 선호하는 남성들은 자신들 기호에 더 충실
양성평등이 앞선 부유한 국가일수록 여성보다 남성의 육류 소비가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역설적 현상이 발생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사이언틱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스위스 스페인 네덜란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스위스 취리히대의 크리스토퍼 홉우드 교수(심리학)가 이끈 연구진은 한 가지 오랜 통계를 가지고 연구에 착수했다. 거의 모든 곳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고기를 더 많이 먹는 경향이 있다. 그럼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얻게 되면 육식 동물의 성별 격차가 줄어들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진은 2021년에 북미와 남미, 유럽, 아시아 23개국의 2만802명 상대로 실시된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성별과 얼마나 자주 고기를 먹는지를 보고했다.
예상대로 중국, 인도 그리고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대두분의 국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고기를 먹었다. 또 해당국가의 평균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남녀 모두 육류 섭취의 빈도가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육류가 채식 식품에 비해 생산 및 구매 비용이 훨씬 더 비싸기 때문에 이는 합리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양성 평등과 관련해서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남성과 여성의 육류 소비 격차는 남녀가 평등해짐에 따라 더 벌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북미와 유럽의 부유한 국가에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은 “여성보다 남성의 소비 행동과 더 관련이 있는 것 같다”면서 “선진국에선 여성들의 육류 소비 감소보다 남성들이 육류를 선택할 기회가 더 많이 생기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유한 나라 남성들이 식단 선택의 여유가 생기면 육류를 선호하는 자신들의 기호에 더 충실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는 축산업을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 단체인 ‘동물을 위한 자비(Mercy for Animals)’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육류 소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성별과 성 정체성을 고려해야 하며 “남성의 육류 소비 감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4-62511-3)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