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이 20대 女 입속?"...입안에 고름 염증, 1년 피운 '이것'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으로 발생한 다형홍반...전자담배는 물론 입안에 발생한 일은 처음 보고 사례
입술과 입안이 만신창이가 됐다! 알고보니 전자담배 때문?
입술 전체에 딱지가 생기고 입안에는 염증으로 인해 고름이 가득, 입 속 우측 피부가 갈라지면서 피가 나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20대 여성이 있다. 이 특이 증상들이 전자담배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이라는 드문 사례가 보고됐다. 이 여성은 진단 받기 1년 전부터 전자담배를 매일 피워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반둥 파자자란 대학교 치과대학 구강내과 레지던트 프로그램 어거스틴 니닌토웨 산토 교수팀이 국제 의료 사례 보고서 저널(International Medical Cases Reports journal)에 게재한 내용에 따르면 21세의 한 여성은 한 달 동안 입안 궤양이 생겨 고통을 겪은 후 이 병원을 방문했다.
의료진은 이 여성에 대해 "당시 그는 건강했으며 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약을 복용한 적이 없었고 약물이나 음식 알레르기도 없었다"고 기록했다. 이 여성의 입안이 아닌 다른 신체 부위에서는 염증 궤양이 발견되지 않았다. 가능성이 있었던 헤르페스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기도 했지만 음성으로 나왔다.
추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 여성은 감염이나 일부 약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간주되는 피부 질환 구강 다형홍반(Erythema Multiforme, EM)을 앓고 있었다. 매우 드물긴 하지만 전자담배로 인해 이 다형홍반이 자극돼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의료진의 결론이다. 의료진은 "전자담배 사용자에서 이 알레르기가 발생한 것은 기록된 적이 없는 드문 사례"라며 기록했다.
다형홍반은 주로 피부와 점막에 영향을 미치는 급성 염증성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단순 포진 바이러스(HSV) 감염 후에 발생하지만, 특정 약물, 백신, 기타 감염 요인도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 20~40세 인구의 1% 미만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번 생기면 만성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사라졌다 하더라도 재발 할 확률이 37%에 달한다. 붉은색 또는 분홍색 반점으로 시작해 딱딱한 병변으로 변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나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보통 2~4주 이내에 저절로 좋아진다.
의료진에 따르면 다형홍반으로 인한 발진은 보통 손과 발에 나타나며 배, 가슴, 등 또는 얼굴로 퍼지고, 입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전자 담배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이 여성은 담배(궐련)를 피운적은 없지만 혀에 고통스러운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하기 1년 전부터 전자담배를 피웠다. 의료진은 사례 보고서에서 "그는 전자담배를 시도한 이유가 호기심 때문이라 했다"며 "다양한 맛의 액상을 자주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거의 매일 전자담배를 피웠지만 여가 시간이나 친구들과 있을 때만 사용한 것으로 보고했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이 여성에게 전자담배를 완전히 끊어야 하며 글루탐산나트륨(MSG)이 함유된 음식도 피하라고 조언했다. 다형홍반이 알레르기 반응이나 면역계의 과민 반응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부 질환인 만큼 MSG가 일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반응과 체내 염증 반응을 유발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염증 반응이 증가하면 피부 및 점막의 병변이 더 심해질 수 있으며 MSG에 민감한 사람들은 두통, 발한, 심박수 증가 등의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해당 여성의 사례는 경미한 형태의 다형 홍반으로 간주돼 스테로이드 구강 세정제와 거즈에 묻혀 하루에 세 번 입술에 바르는 약을 처방받았다. 이 여성은 입 주위 상처에 약을 바르고 건조할 때마다 입술에 바셀린을 바른 결과 치료 1주일 만에 증상이 호전됐다.
연구진은 "전자담배가 구강 건조증, 구강 아구창, 병변, 구취, 심지어 잇몸 질환까지 유발하는 구강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것으로 보인다"며 "전자담배는 사람들이 담배를 끊는 데 도움이 되는 기적의 장치로 환영받아 왔지만 여전히 여러 가지 부정적인 건강 부작용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담배를 피운 적이 없더라도 전자담배를 피우면, 심장을 손상시켜 심부전 위험을 19%까지 높일 수 있다고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심장 협회(AHA)는 "이전에 전자담배에서 발견되는 일부 화학 물질이 심장에 해로울 수 있다"며 "담배만큼 신체의 심혈관계에 해로울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