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간 같이 쓸래?”...美 선생님 5살 제자에 간 30% 떼어줘, 무슨 사연?
타인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크게 생체‧뇌사자 간이식으로 구분돼
“내 간을 같이 쓸래?”
미국의 한 유치원 선생님이 5살 제자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한 사연이 공개됐다. 20살인 그는 “제자를 도울 수 있어 그저 기쁘다”고 말하며 간 이식에 대해 후회없는 모습을 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의 유치원 선생님인 커리사 피셔(20)는 제자 에즈라 토첵에게 자신의 간 30%를 떼어주기로 했다. 커리사는 2022년 버팔로 인근의 작은 마을에 있는 탁아시설에서 에즈라를 처음 만났다. 이후 지난 3월 페이스북에서 에즈라가 만성 간질환으로 간 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커리사는 에즈라의 가족에 알리지 않고 에즈라가 치료받고 있는 뉴욕대학 랑곤헬스 병원을 찾아 간 이식 적합 검사를 받았다. 기증 의사를 먼저 전했다가 성사되지 않을 시 에즈라가 실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4일 최종 간 기능 적합 판정을 받은 커리사는 다음날 에즈라를 찾았다. “에즈라! 내 간을 같이 쓸래?”라고 적힌 팻말과 선물을 들고 에즈라의 집에 방문해 기증 의사를 전했다.
커리사는 “간 이식 결정에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며 “에즈라를 도울 수 있어 기쁠 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식 수술은 늦어도 다음 달 안에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에즈라의 양어머니인 카렌 토첵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눈물을 참을 수 없다”고 했다. 카렌은 에즈라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하려 했지만 7남매의 어머니이자 에즈라의 주 양육자라는 이유로 이식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타인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크게 생체‧뇌사자 간이식으로 구분돼
간 이식은 간암, 간염, 간부전 등을 앓는 환자들에게 다른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치료를 뜻한다. 기존의 손상된 간을 제거하고 타인으로부터 제공받은 새로운 간으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간이 제 기능을 할 수 없을 만큼 상태가 악화한 만성 간질환자에게는 유일한 치료법이기도 하다.
간 이식은 크게 건강한 공여자의 간을 이용하는 생체 간 이식과 뇌사자의 간을 받는 경우로 나뉜다. 생체 간 이식은 위 사연처럼 간의 일부를 기증하는 방식이다. 뇌사자 간 이식은 간간 전체를 이식하는 방법이다. 국내에서는 뇌사 기증자가 부족해 70% 이상은 생체 간 이식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증자 간 이식 적합성 검사 필수...이식 후 면역억제제 복용‧공공장소 피하기 등 관리 중요
간 이식은 수술 전 위 사연처럼 기증자의 간 이식 적합성 검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생체 간 이식은 기증자의 안전성도 중요하다. 이상적인 기증자의 조건은 건강한 만 19세 이상, 적합한 체중과 혈액형, 정상적인 간 구조와 기능 등이다. 이 외에도 B‧C형 간염 등의 바이러스성 질환이 없어야 한다.
기증자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은 간 이식은 수술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부분이 많다. 감염, 거부반응을 비롯 담도 협착, 담즙 누출 등 담도합병증 위험을 주의해야 한다. 간이 신장 등 다른 장기보다 면역반응이 적게 발생하는 기관일지라도 거부반응 위험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이식 초기에는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올바르게 복용해야 한다. 수술 후 3개월 정도는 공공장소는 멀리하는 게 좋다. 불가피하다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손 씻기 등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는 필수다. 채소나 과일 등 날 것도 피하는 게 좋다.
한편 간을 받는 수혜자는 보통 8~10시간 동안 이식 수술을 받는다. 기증자는 5~6시간 정도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기증자는 보통 건강한 환자들이기 때문에 보통 10~14일 정도 입원한다. 수혜자는 간 이식 후 일반적으로 약 한 달 입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