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집단휴진 사법리스크, 개원의보다 봉직의가 더 커”

법조계 "봉직의, 환자 민사소송 외에 업무방해소송 위험도"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을 비롯한 의협 회원들이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 ‘전국 5만 의사 전면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의사 집단행동 시 개원의보다는 의대 교수 등 봉직의가 더 큰 사법적 리스크를 질 것으로 법조계가 진단했다. 업무개시명령을 동일하게 적용받지만, 봉직의는 병원장의 업무방해 고소 등 부담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10일 코메디닷컴 취재 결과, 다수의 의료법 전문 변호사는 의사 집단행동 현실화 때 봉직의의 사법 리스크가 더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호균 의료법 전문 변호사(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는 “월급을 받고 일하는 봉직의는 자기 병원을 운영하는 개원의와는 달리 (소속 병원장 등으로부터)업무방해죄로 고발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계에서 가장 먼저 휴진을 예고한 서울대 의대 소속 교수들에 대해선 ‘준공무원 신분’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현실적으로 법률상 공무원 집단행위는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다. 즉, 서울대 의대 등 국립대 의대 교수가 사립대 의대 교수보다 더 큰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집단행동 참여 의사들에게 적용되는 법률 조항은 몇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하면 의료법 66조 1항 10호가 적용된다. 이에 따르면, 1년 이내 범위에서 의사면허 정지 처분(금고형 시 취소도 가능) 등 민형사상 책임이 주어진다.

아울러, 의료법 59조에 따르면 의료인이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가 있지만 의사 집단행동은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박 변호사는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도 있다. 이에 더해 의료법 15조 등의 진료거부 금지 저촉 가능성도 있어 실제 형량은 더 올라 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집단행동으로 예약한 진료를 받지 못한 환자에게서 고발당할 위험성도 있다. 신현호 변호사(법무법인 해울)는 “개원의와 봉직의 모두 환자로부터 민사소송을 당할 수 있다”면서 “특히 봉직의는 민사소송을 통한 금전적 리스크 외에 형사 처벌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료 거부 자체는 형사 처벌 대상인데, 파업을 정당한 진료 거부 사유로 인정 받기 어렵다”면서 “소속 병원장으로부터 ‘업무방해’ 소송 위험까지 노출된다”고 말했다.

정이원 변호사(법률사무소 이원) 역시 봉직의의 사법리스크가 더 크다는 점에 동의했다. 정 변호사는 “업무방해는 굉장히 광범위하게 적용된다”며 “봉직의가 별다른 근거 없이 진료를 안 하면 환자 응급도를 떠나 업무방해죄가 적용될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의협 측은 이번 집단행동으로 ‘감옥행’도 불사하겠다는 뜻도 밝히고 있다. 박용언 의협 부회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감옥은 제가 갑니다. 여러분은 쪽팔린 선배가 되지만 말아 달라. 18일이다”며 회원들의 총파업 참여를 독려했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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