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환자 40%가 MZ세대?...젊은층 머리카락 지키는 약 성분은?

국내 탈모 환자수 매년 2.5% 증가...2030 연령 차지 비율 높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6월 둘째 주는 ‘세계 남성 건강 주간(Men’s Health Week)’이다. 1994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어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전 세계로 확산됐으며, 남성 건강의 중요성 및 건강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질병의 조기 발견 및 치료를 장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여러 질환 가운데 탈모는 남성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협하고 환자들로 하여금 심리적 위축과 대인관계 불안, 우울감 등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야기시킨다. 무엇보다 이러한 탈모 환자가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한 질병정보 통계에 따르면, 국내 탈모 환자는 2018년 22만5천명에서 2022년 24만8천명까지 연 평균 2.5%씩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22년 기준 탈모 환자 중 20, 30대 비율이 40.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별로는 남성이 55.4%로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보고했다.

이는 원형탈모증, 안드로젠성(남성호르몬) 탈모증, 비흉터성 모발 손실, 흉터성 탈모증 등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은 탈모 환자만을 조사한 자료로, 미용 목적으로 탈모 치료를 받는 환자 수까지 감안한다면 국내 탈모 환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성형 탈모? 5알파 환원효소가 '주범'...약물별 효과 차이

'남성형 탈모' 또는 '유전성 탈모' 등으로 잘 알려진 안드로젠성 탈모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5α-reductase)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이 효소의 활성이 높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안드로젠 탈모는 주로 먹는(경구제) 약물을 통해 탈모의 원인이 되는 5알파 환원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형태로 치료가 이뤄진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남성형 탈모 치료에 승인된 경구용 치료제로는 5알파 환원효소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 성분이 가장 대표적이다. 흔히 탈모 치료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식품 섭취나 두피 마사지 등은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 탈모 자체를 개선하지는 못한다.

단국대병원 피부과 박병철 교수는 “모든 병이 그렇듯 탈모 또한 발병 원인에 따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며 "유전이나 호르몬 영향으로 발생하는 남성형 탈모는 초기부터 올바른 진단 아래 검증된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것이 효과와 비용 면에서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종 병원 방문 전에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화장품, 샴푸 혹은 영양제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러한 것들은 의학적 치료의 보조 요법 정도로 생각해야 하며 궁극적인 1차 치료는 약물 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성형 탈모의 주요 원인인 5알파 환원효소는 크게 1형과 2형으로 나뉜다. 1형은 피부와 간에, 2형은 주로 생식기나 전립선 등에 분포한다. 약물 별로도 작용이 다른데, 피나스테리드는 2형 효소만 차단하는 반면 두타스테리드는 1형과 2형을 모두 차단해 탈모의 주요 요인인 DHT 생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오리지널 제품인 아보다트의 다국적 3상 임상에 따르면, 약물 치료 3개월 및 6개월 시점에서 아보다트 0.5mg 복용군은 평균 모발 수 변화가 82.3, 89.6으로 관찰됐는데, 피나스테리드 1mg 복용군에서는 각각 50.9, 56.5으로 보고돼 약물 간 차이가 두드러졌다.

약값 부담에 불법유통 증가...부작용 피해 구제 어려워

경구용 탈모 치료제는 1일 1회 복용이 원칙이다. 복용 후 빠르면 3개월부터 치료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복용을 중단하면 3~6개월 내에 다시 탈모가 진행된다. 때문에 탈모가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이 되면 치료를 중단해도 무방하지만, 필요하다면 꾸준한 약물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이처럼 탈모약은 매일 그리고 꾸준히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보니,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해외 직구를 통해 허가되지 않은 약물을 구매하거나, 한 번에 장기간 처방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등록된 해외 직구 사기 의심 사이트 수는 2020년 249개에서 2023년 325개로 30% 가량 늘었으며, 지난해 식약처에서 발표한 온라인 의약품 불법 유통 적발 건수는 2022년 기준으로 2만2662건에 달했다.

더욱이 올해 2월 식약처에서 탈모 관련 식품 및 의료제품의 온라인 게시물을 집중 점검한 결과, 의약품 불법 판매 행위와 허위·과대‧부당광고로 622건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해외 의약품 구매대행 등 판매 알선 광고, 약국이 아닌 곳에서 의약품의 개인 간 거래가 절반 수준인 300건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에서 불법으로 유통되는 의약품은 정식 허가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유통 과정 중 변질이나 오염될 우려가 있어 제품 구매 및 복용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불법유통 제품을 복용한 후 발생하는 부작용은 현행 약사법령에 따른 ‘의약품 피해구제 제도’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병철 교수는 “남성형 탈모 치료는 비급여 항목으로 상대적으로 치료 비용에 대한 부담이 높을 수 있다"며 "하지만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와 같은 탈모약은 전문의약품인 만큼 부작용 발생 여부를 정기적으로 관찰하며 약물 용량이나 용법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으니, 반드시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고 식약처로부터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약물로 꾸준히 치료받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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