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볼록 살찌고 여드름 투성"...성격도 난폭해진 女, '이 약' 때문?
온갖 피임법 몸에 맞지 않아 인생 망쳤다는 여성...프로게스토겐 내성에 의한 다양한 부작용, 내성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계속 피임약, 피임기구 등 사용, 현재는 "다 끊었다"
건강은 물론이고 인간관계까지..., 엄청난 수난 시대를 겪게한 범인이 바로 피임약?!
피임약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망가졌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있다. 심한 기분 변화, 피부 여드름, 체중 증가는 물론이고 사회적 관계의 악화를 경험하면서 친구들과의 우정이 파괴되고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다 깨졌다는 것이다. 피임약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거의 겪다 시피한 여성의 사례를 영국 일간 더선이 소개했다.
영국 브리스톨에 살고 있는 케이티 러셀은 생리 증상 완화를 위해 10대 때부터 피임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연애를 하던 중으로 복합 피임약을 처방받았다. 이 약은 호르몬 변화를 일으켜 난소가 난자를 배출하는 것을 막는다. 하지만 케이티는 복합 피임약을 복용한 후로 심한 기분 변화, 분노의 폭발, 체중 증가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특히 케이티는 모든 일에 짜증과 분노를 내면서 난폭해져 친구들도 떠나갔고, 남자친구와도 헤어져야 했다.
자신의 정신과 몸 건강이 피폐해져 가고 있다고 생각한 케이티는 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기도 했지만 의사는 초기에 이러한 증상이 약물에 대한 몸의 적응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케이티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고 다른 피임 방법을 찾았다. 케이티는 22세에 편두통을 앓고 있어 선택의 폭이 좁았지만, 관계를 지키기 위해 팔에 넣는 피임 임플란트(Contraceptive implants)를 시도했고, 이후에는 자궁내 피임장치 호르몬 코일(T자 모양의 피임장치)을 넣었다. 이들 역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피임 임플란트는 작은 막대 모양의 장치를 팔 안쪽에 이식하는 '임플란트 시술'을 뜻한다. 피부 아래에서 프로게스토겐이라는 호르몬을 방출해 배란을 억제하고 자궁경부 점액을 두껍게 만들어 정자가 자궁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한국에서 이러한 방식의 피임기구로 알려져 있는 '임플라논(Implanon)'은 피임 임플란트 브랜드 중 하나로 네덜란드 제약회사 MSD의 임플란트 기구다. 이외에도 피임 임플란트 기구로는 넥스플라논(Nexplanon), 자디아(Zaradia) 등 브랜드가 있다.
해당 기사에서 이 여성이 하나의 브랜드인 임플라논을 사용했는지는 알수 없다. 표기된 용어 '임플란트(implant)'는 '이식'이라는 뜻 그대로 몸에 이식 삽입되는 모든 기구를 통칭해 이르는 말이다. 대개 우리나라에서는 치과 임플란트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의학적 용어에 피임 기구 외에도 심장 등 장기에 이식되는 기구들에 임플란트로 표기된다.
기분 변화에서부터 체중 증가, 임플란트 이동, 난소 낭종까지...피임약으로 수난시대 겪어
케이티가 그동안 겪은 피임약 부작용은 다양했다.
△심한 기분 변화: 케이티는 피임약 복용 후 극심한 기분 변화를 겪었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했으며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분노의 폭발: 평소보다 훨씬 더 자주 화를 내고, 이로 인해 주변 사람들, 친구와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악화됐다.
△체중 증가: 복합 피임약 복용 이후 체중이 증가하는 부작용을 경험해 신체 이미지와 자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신체적 불편함과 통증: 임플란트와 호르몬 코일을 사용한 후 심한 복부 팽만감과 등에 여드름이 심해지는 등의 부작용을 겪었다.
△장기간의 심한 생리: 임플란트 사용 후 6개월 동안 지속적인 생리 현상이 발생했고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을 줬다.
△임플란트 이동: 임플란트가 팔에서 팔꿈치로 이동했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받아야 했으며, 결과적으로 영구적인 흉터가 남았다.
△난소 낭종: 호르몬 코일 사용 후에는 난소에 낭종이 발생해 추가적인 수술이 필요했다.
△걷지 못하는 정도의 통증: 코일 사용 중에 심한 경련이 나타나 일시적으로 걷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케이티는 "임플란트 기구 이식을 했을 때 처음 몇주는 괜찮았지만 이후에 여드름도 심하게 나고 살도 많이 쪄서 오래 버티지 못했다"며 "보형물을 빼기까지 9개월 정도 걸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이티는 실제로 피임 임플란트를 한 6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엄청난 양의 생리를 했고 배가 항상 부풀어 있었다.
그는 "항상 배가 볼록 나와 있어서 거울을 보기 싫었고 옷으로 몸을 가리기만 했다"며 "여드름은 얼굴에 생기는 것도 싫었지만 등 부위에 무더기로 생겨서 피부가 두껍고 딱딱해지기 까지 했다"고 말했다.
케이티의 이런 증상은 피임기구를 빼고 나서야 ‘여드름’과 얼굴의 반점들이 정말 사라지기 시작했다. 임플란트를 제거했을 때에는 기구가 팔에서 팔꿈치로 이동해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결국 팔꿈치 쪽에 기구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고 영구적인 흉터가 남았다. 이후 호르몬 코일도 시도했지만 이로 인해 난소 낭종이 발생한 것도 케이티를 괴롭힌 피임 방법이 됐다.
케이티는 "코일을 착용한 상태에서는 경련이 일어나 걸을 수 없었고, 지속적인 통증으로 거의 누워 있어야 했다"며 "고통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산발적으로 나타나, 운전을 하다가 갑자기 통증으로 인해 운전을 할 수 없어 차를 세워야 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프로게스토겐 내성으로 인한 피임약 부작용...호르몬 감수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
모든 피임법이 맞지 않을 정도면 몸에 이상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동안 병원에서도 케이티에게 왜 이런 부작용인 나타나는지 갈피를 못잡던 차에 결국 의사들은 프로게스토겐에 내성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이 내성 때문에 여러 피임 방법을 시도해도 부작용만 나타났을 뿐이었다. 프로게스토겐 내성에 의해 케이티가 선택할 수 있는 피임법은 콘돔, 특정 유형의 피임약과 구리 코일뿐었다. 이미 일부 피임약과 자궁내 피임 장치로 인한 끔찍한 경험을 맛봤기 때문에 사실상 케이티에게는 콘돔이 가장 안전한 피임법이라 할 수 있다.
프로게스토겐 내성은 특정 개인이 프로게스토겐을 포함하는 피임 방법에 반응하지 않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경험하는 상태를 말한다. 프로게스토겐은 호르몬 피임약, 임플란트, 코일 등 다양한 피임 방법에 사용되는 호르몬 중 하나다. 몸이 이 호르몬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으면 피임 효과가 감소하거나, 기분 변화, 체중 증가, 통증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특히 호르몬 수치의 불균형이나 개인의 호르몬 감수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케이티의 경우 온갖 부작용이 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피임약은 많은 여성에게 효과적인 선택이지만, 일부에게는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의사와 상세한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피임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