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표적항암제 '로비큐아', 5년 써 본 결과 어땠나
비교약 대비 사망 위험 81% 줄여...뇌전이 94% 감소
한국화이자제약은 폐암 표적 항암제 '로비큐아(성분명 롤라티닙)'가 5년 추적관찰 결과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에 1차 치료제로서 5년 이상의 무진행생존기간(PFS) 혜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표는 암이 더이상 진행하지 않고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을 뜻한다.
이번 임상(CROWN 연구) 결과는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4)에서 공개됐다. 연구는 벤자민 솔로몬 호주 피터 맥칼룸 암연구소 종양학과 교수가 발표했으며, 동시에 미국임상종양학회 국제학술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도 게재됐다.
2022년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의 글로벌 암관찰(global cancer observatory) 보고서에 따르면 폐암을 전 세계적인 암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으며, 2021년 발간된 논문에서 비소세포폐암은 폐암의 약 84%를 차지했다.
ALK 변이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3~7%에서 발생하는 주요 돌연변이에 해당하며, 특히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환자의 23.8%는 진단 시 이미 뇌전이가 있는 상태였고, 25~40%에서 2년 이내에 뇌전이가 발생할 정도로 뇌전이 발생률이 높다.
뇌전이가 있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예후가 좋지 않으며, 다른 전이 부위에 비해 삶의 질을 더욱 떨어트리는 경향이 있다. 뇌로 전이된 폐암은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으며, 뇌전이로 인해 두통, 국소적인 신경학적 기능 장애, 경련, 뇌졸중, 인지기능의 장애 등을 겪을 수 있다.
로비큐아는 ALK 변이에 효과적이고, 혈액뇌장벽(BBB)의 통과가 용이하도록 설계된 3세대 ALK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및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에서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 중 하나로 3세대 치료제인 로비큐아를 권고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CROWN 연구는 치료 경험이 없는 ALK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296명을 1:1로 무작위 배정하고 각각 로비큐아 투여 환자 149명과 크리조티닙(Crizotinib) 투여 환자 147명을 단독 투여해 평가했다. 1차 평가변수는 독립중앙맹검평가(BICR)를 통한 무진행생존기간(PFS)이었으며, 2차 평가변수는 연구자가 평가하는 PFS, 전체 생존율(OS), 객관적 반응률(ORR), 두개 내 객관적 반응률(IOR), 안전성 등으로 잡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로비큐아 투여 환자는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크리조티닙 투여 환자에 비해 81% 낮았다. 또한 5년간 PFS 지표는 로비큐아 투여 환자가 60%인 반면, 크리조티닙 치료군은 8%로 나타났다.
뇌 전이의 경우 로비큐아 투여 환자 94%에서 진행 위험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뇌 전이가 없었던 환자 중 크리조티닙을 투여한 109명 중 39명에서 16개월 이내에 뇌 전이가 발생했고, 로비큐아를 투여한 환자는 114명 중 4명에서 뇌 전이가 발생했다.
벤자민 솔로몬 교수는 “ALK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은 일반적으로 한창 활동할 나이인 젊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며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 예후 개선을 입증한 이번 결과는 폐암치료의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