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블로 나오나’...대웅제약 당뇨약 엔블로, 개에서 효과 확인
인슐린과 엔블로 병용 요법의 장기 효과와 안전성 입증
대웅제약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가 제1형 당뇨병에 걸린 개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대웅제약은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당뇨병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 논문이 국제학술지 ‘수의학과 과학’에 게재됐다고 7일 밝혔다. 논문명은 ‘당뇨견 대상 인슐린과 SGLT-2 억제제 엔블로의 병용요법 효과'다. SGLT-2 억제제는 포도당의 재흡수를 억제하고, 흡수되지 않은 포도당은 소변으로 배출하는 방식으로 혈당을 조절한다.
임상시험은 인슐린 결핍에 의한 제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반려견 19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했다. 엔블로를 1년간 1일 1회 또는 3일 1회 간격으로 투약해 혈당 변화, 인슐린 감소량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당뇨견의 프룩토사민과 공복혈당 수치가 감소됐다. 특히 1일 1회 투여군에서 프룩토사민은 약 18%, 공복혈당은 약 30% 감소했다. 프룩토사민은 포도당과 단백질이 결합돼 형성된 화합물로 혈당 추이를 확인하는 간접 지표로 사용된다. 별다른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논문 저자인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의 1형 당뇨병에 해당하는 반려견에게 1년간 엔블로를 투약했을 때의 효능과 안전성을 처음으로 확인한 결과”라며 “경구용 당뇨치료제가 없는 반려동물 시장에서 SGLT-2 억제제가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1형 당뇨병과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저항성이 증가해 발생하는 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1형 당뇨병은 외부에서 인슐린을 주입하는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고, 2형 당뇨병은 경구혈당강하제와 인슐린 등으로 치료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0월 반려동물 대상 당뇨병 치료제로 ‘엔블로펫’, ‘이나보펫’, ‘슈나보’ 등 3개의 상표명을 출원한 바 있다. 현재 당뇨견 대상 대규모 임상 3상시험을 수행 중이다. 연내 농림축산검역본부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당뇨견에서 엔블로의 장기적인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동물용 당뇨병 경구 치료제 개발에 집중해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