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질환이 치매·암 부른다?...침, 치아 모아 연구 중
국내 4개 치과병원, 구강바이오뱅크 네트워크 조직...구강암 유래 조직 협력연구 활발
만성질환은 물론 치매나 암 등 중증질환을 예방을 위한 치아관리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국내 의료계에서도 관련 연구와 사업이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강바이오뱅크 네트워크다. 이는 치과병원들이 협력해 치주·구강질환 관련 자원과 건강데이터를 대규모로 확보하기 위한 협력망이다. △치아 △타액 △구강조직 △구강유래 줄기세포 등 구강유래물을 수집·관리하고 이를 공유해 다양한 구강·전신질환 치료법을 연구하고 질병 예방 활동에도 활용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개인 단위에서 치과질환 연구를 진행하면서 대규모 자원·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탓에 치주질환이나 구강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군집)이 치매와 암,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국제적으로 꾸준히 발표되고 있음에도 국내의 연구 진행 속도는 더뎠다.
이에 국내 학계에서도 지난 2021년부터 구강바이오뱅크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당시 사과나무치과병원(사과나무의료재단)과 서울대·연세대 치과병원이 함께 시작했고 현재는 부산대 치과병원도 참여 중이다.
이들 병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강유래물의 수집·관리를 표준화하고 질병 예방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이다. 구강 유래자원을 수집하고 분양하는 표준 시스템도 확립했다. 최근에는 구강암 조직에서 나온 유래물을 통해서 구강암 진단과 치료법 등에 대해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타액(침)과 치주 조직을 수집·분양해 구강 마이크로바이옴과 치매, 암 등의 전신 중증질환 사이의 연관성도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치과병원 인체유래물은행장인 김선영 서울대치과병원 치과보존과 교수는 "올해 고품질 (구강) 인체 자원의 확보하고 표준화해 데이터 플랫폼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희귀 난치병과 관련한 구강유래 자원 코호트를 확보하고 전신질환 연계 메타게놈 분석법(미생물의 DNA를 추출해 분석하는 연구법) 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구강바이오뱅크 네트워크는 '제2회 학술 구강바이오뱅크 네트워크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향후 운영방향과 협력은행 유대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김미경 국립암센터 연구소 암역학연구과장이 '구강암의 타액 마이크로바이옴, 혈장 대사산물, 면역세포'를 주제로 발표했다. 연 4회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하는 해당 공동 심포지움의 다음 일정은 6월과 7월 중 각 1회씩 예정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