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동안 52kg 뺐다"...넘치는 식욕 '이렇게' 없앴다는데, 뭘까?
배고픔 호르몬인 그렐린 생성되는 위 조직 태워 제거...해당 시술법 연구에 참여해 15개월 만에 52kg 감량 사례 소개
몸무게 136kg에 육박했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메리 모건 밀스(34세)는 식욕을 줄이기 위해 실험적인 열 시술을 받은 후 15개월 만에 110파운드(52.16kg)를 감량했다. 이 시술은 원칙적으로 배고픔의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의 생성을 차단해 식욕을 없애는 것이었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최근 채널 FOX 5 아틀란타에서 방영된 체중감량술을 받은 밀스의 사례를 소개했다. 2023년 2월, 밀스는 1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참여해 위 안저 점막 절제술을 받았다. 위 안저 점막 절제술(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 ESD)은 원래 내시경을 이용해 위 점막층에 있는 병변을 절제하는 내시경 치료 방법이다. 주로 조기 위암, 고도 이형성증, 양성 종양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시술을 통해 목구멍에 튜브를 삽입해 식욕 증가, 칼로리 섭취 및 체중 증가와 관련된 호르몬인 그렐린을 생성하는 위 조직을 태우는 것이 핵심이었다. 위가 비어 있으면 그렐린이 분비되어 뇌에 식사할 시간임을 알린다. 이론적으로는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이 그렐린의 영향에 더 민감할 수 있다.
이러한 가설 이론을 바탕으로 해당 연구를 이끈 비만 내시경 전문의이 댄 마셀리 박사는 “이 시술 후 몇 달 동안 실제로 그렐린이 감소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위 안저 점막 절제술을 실시한 결과, 6개월 이내에 혈류에서 순환하는 배고픔 호르몬(그렐린)이 45% 감소했다. 위장의 용량 측면에서는 포만감을 느끼는 데 필요한 음식의 양도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위 안저 점막 절제술로 그렐린 생성 조직을 제거 받은 참가자들은 6개월 동안 평균 7.7%의 체중이 감소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례 소화기 질환 주간 회의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참가자 중 한명으로 시술을 받은 밀스는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외래 시술이 위경련, 불편감, 메스꺼움 등의 경미한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로 인해 며칠 동안 배탈이 났지만 아이스크림과 단백질 쉐이크, 사골 국물을 마셔서 극복했다고 전했다.
밀스는 한때 체중 300파운드(136kg)가 나갈 정도로 뚱뚱했고, 수년간 체중 감량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는 오젬픽과 위고비 같은 약물의 활성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하기도 했지만 계속 메스꺼움을 느껴 중단한 바 있다.
해당 위 안저 점막 절제술을 받은 후에 처음 6개월 동안 50~60파운드(약 23~27kg)를 뺐고, 현재 110파운드(52kg) 감량에 성공한 것이다. 밀스는 “배고픔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먹을 것을 결정하지 않게 됐다"며 “항상 배고프다는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식욕을 통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마셀리 박사는 "해당 시술법이 비만에 대한 단독 치료법이 될 수도 있고, 사람들이 주사형 체중 감량 약물을 중단할 때 시행할 수도 있다"며 "체중감량법에 있어 '게임 체인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시술의 장기적인 효과를 확인행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할 필요가 있다"고 한계점을 인정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외과 내시경 전문의 매튜 크로 박사는 해당 치료법에 대해 “비교적 간단하다”고 말했다. 크로 박사는 "현재 체중 감량 수술을 받는 사람들은 병원에서 며칠을 보내고 회복하는 데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위 안저 점막 절제술은 진료실에서 시행되기 때문에 더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잠재력에 동의하면서도 아직 더 확실한 효과에 대한 근거가 나오기 까지 실제 접근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