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표적 치료도 2세대로?…‘브루킨사’ 국내 처방권 안착

베이진 공급, 이달부터 외투세포림프종 등 급여 확대 적용

브루킨사 제품. [사진=베이진코리아]

2세대 표적치료제로 불리는 혈액암 신약 ‘브루킨사(성분명 자누브루티닙)’가 국내 처방권에 안착했다.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항암제 브루킨사를 외투세포림프종(MCL)과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또는 소림프구성림프종(SLL) 치료에 대해 이달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 적용된다고 밝혔다.

급여 조건은 ▲이전에 한 가지 이상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MCL 환자에서의 단독요법 ▲만 65세 이상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CLL 또는 SLL 환자에서의 단독요법 ▲이전에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CLL 또는 SLL 환자에서의 단독요법으로 지정됐다.

통상 CLL 및 SLL은 혈액 및 림프절에서 비정상적인 백혈병성 B림프구가 급격히 증가해 말초 혈액, 골수, 림프 조직을 침범하는 악성 혈액 종양을 말한다. 국내에서 연간 190여 명 정도가 진단을 받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고 재발과 관해를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MCL은 비호지킨림프종의 희귀 아형으로 예후가 나쁜 공격적인 림프종으로, 질병이 빠르게 진행되며 치료 후에도 재발률이 높다. 국내 환자 수는 연간 15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브루킨사는 브루톤티로신키나아제(Bruton’s tyrosine kinase, BTK)를 표적으로 하는 2세대 BTK 억제제로, 글로벌 항암제 전문 기업 베이진이 국내 공급 중이다. 이 약물은 면역 B세포의 성장 및 분화,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신호 전달 인자인 BTK 단백질을 차단함으로써 악성 B세포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이번 브루킨사의 급여 확대는 CLL 또는 SLL에 대한 글로벌 3상 임상인 ‘ALPINE 연구’와 ‘SEQUOIA 연구’, MCL 관련 임상인 ‘206 연구’와 ‘AU-003 연구’에서 나타난 긍정적인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ALPINE 연구는 이전에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재발성 불응성 CLL 또는 SLL 환자를 대상으로 브루킨사와 1세대 BTK 억제제 ‘이브루티닙’을 비교했다. 그 결과 1차 평가변수였던 전체 반응률(ORR)은 브루킨사 치료군에서 83.5%, 이브루티닙 치료군 74.2%를 보임으로써 우월성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가 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브루킨사는 이브루티닙 대비 전반적인 심장혈관 관련 안전성에서 의미있는 개선 혜택이 관찰됐으며, 특히 심장 질환 발생률, 심장 관련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 혹은 사망이 모두 낮게 보고됐다. 이상반응에 의한 치료 중단 비율 또한 브루킨사 치료군에서 낮아, 기존 BTK 억제제 대비 우수한 내약성이 확인됐다.

이러한 임상근거를 바탕으로 현재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브루킨사를 권고 옵션으로 추천하고 있다. 해당 권고 수준은 MCL에서도 동일하다.

화순전남대병원 혈액내과 양덕환 교수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인 MCL 환자들에게는 추가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상황이라서, 새로운 치료 옵션이 급여 적용됐다는 점은 환자의 예후 개선에 매우 긍정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CLL 또는 SLL 환자들에게도 차세대 BTK 억제제 표적 치료가 가능해짐으로써,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이 생존율 개선 등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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