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치료제 엔허투, HER2 초저발현 환자에서도 효과

엔허투. [사진=한국다이이찌산쿄]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의 저발현 환자뿐 아니라 초저발현 환자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HER2는 유방암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암 표면에 발현되는 단백질이다. 유방암 관리의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로 사용된다. 높은 수준의 HER2가 발현돼야 ‘HER2 양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음성으로 분류돼도 어느 정도의 HER2는 발현된다. 호르몬수용체(HR) 양성/HER2 음성은 가장 흔한 유방암의 아형으로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HER2가 아주 낮은 유형의 환자들은 20~25% 정도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2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ASCO(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HER2 저발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시험(DESTINY-Breast06)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아시아, 유럽, 호주, 북미 등 여러 나라에서 무작위로 추출된 86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HR 양성이면서 HER2가 저발현된 유방암 환자 그룹에서 암이 진행되지 않는 기간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엔허투가 13.2개월, 화학요법이 8.1개월로 나타났다. 엔허투가 대조군 대비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8% 가량 낮춘 것이다.

이런 효과는 HER2 초저발현 환자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HER가 아주 낮은 집단에서 엔허투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13.2개월, 화학 요법은 8.3개월로 약 37% 개선됐다. 특히 이번 임상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로 이어진 2022년의 임상 ‘DESTINY-Breast04’와 비교했을 때 HER2 발현이 더 낮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이이찌산쿄의 연구개발 책임자 켄 타케시타는 “이번 임상 결과는 HER2 발현 수준이 매우 낮은 종양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준다”며 “이는 광범위한 HER2 발현 전이성 유방암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엔허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으로 개발해 상용화한 항체약물접합체(ADC)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DESTINY-Breast04’ 임상시험을 근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으로 적응증을 확대 허가 받았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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