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수가 협상 결렬에 의협 “향후 혼란은 온전히 정부 책임”

건보공단, 내년 평균 수가 인상률 1.96%로 심의·의결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2025년 수가협상에 대한 대한의사협회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025년도 의료 수가(의료서비스 가격) 협상이 결렬되자 “향후 발생하는 일련의 의료혼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공단과 정부 당국에 있다”며 수가협상 거부를 선언했다.

1일 의협은 ‘2025년도 수가협상 거부 선언문’을 내고 “필수의료만은 살려보자는 제안을 철저히 무시한 채 무늬만 협상인 ‘수가통보’를 고집하는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실망스러운 작태에 환멸을 느끼며 내년도 수가협상 거부를 엄숙히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0일 전국 각지에서 1만여 명 의사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 정부가 한국 의료에 사망 선고를 내린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고 강력 비판했음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이어진 수가 협상을 통해 다시 한 번 의료에 사망 선고를 감행한 정부의 악독한 만행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은 “건보공단은 이리저리 회피하는 비겁한 모습을 보였고, 재정운영위원회의 꼭두각시 역할을 수행했다”면서 “협상 마지막 날까지 우리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했고, 수가결정 구조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 의지조차 보이지 않은 채 이거라도 받으려면 받고 아니면 말라는 식으로 통보하는 등 재정운영위원회의 하명을 전하기에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필수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일차 의료기관의 왜곡된 수가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은 채, 필수의료 강화를 명분으로 특정 분야 수가만 인상하겠다는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고집하는 정부의 땜질식 의료개혁은 얼마나 사태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한 허구에 불과한 주장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의협은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의료개혁을 차질 없이 완수해 국민 건강 개선의 성과로 보여주겠다’고 수 차례 언급했지만, 수가통보를 반복하며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과 무책임한 태도를 면면히 드러내고 있다”라며 “현재의 의료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이 책임지는 자세는 커녕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수가정상화를 또다시 도외시했다. 의료인의 동의 없이 이뤄지는 모든 제도 개선은 결국 의료개혁이 아닌 의료파멸로 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정부의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결정과 일방적인 고집불통 수가통보를 재차 강력 규탄하고, 향후 발생하는 일련의 의료혼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공단과 정부 당국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건보공단은 전날부터 이어진 협상을 마치고, 재정운영위원회가 내년도 평균 수가 인상률을 1.96%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협상에 나선 7개 보건의료단체 가운데 의협과 대한병원협회와의 협상은 환산지수 차등화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의협과의 수가 협상 결렬은 이번까지 3년 연속이다.

닥터콘서트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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