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건강 위해 사용되는 불소의 부작용은 심각할까?

[김현정의 입속 탐험]

[사진=코메디닷컴 DB]
충치는 약 140년 전부터 설탕 소비의 증가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발생해 현재도 많은 나라에서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충치 예방에 탁월한 불소는 자연계에서 토양, 물, 동식물 등에 다양하게 있으며 바닷물의 불소이온 농도는 약 1.2~1.5ppm입니다. 우리가 자주 마시는 생수에도 먹는 물의 불소 기준은 1.5ppm 이하로 들어 있습니다. 불소는 충치균이 생성하는 유기산을 중화하고, 직접적인 항균작용과 함께 치아의 가장 바깥에 있는 법랑질의 성숙과 재석회화를 촉진해 충치를 예방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57년부터 지역사회 기반 충치 예방관리를 위해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실용적인 수돗물 불소화를 권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 70여 년간 수돗물 불소화와 불소치약 사용으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구강건강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설탕 소비가 많았던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1950년대에는 많은 노인이 치아 완전 소실 상태였습니다. 1954년에 호주의 12세 어린이는 충치 치아가 평균 9개가 넘었지만, 2012~2014년 조사 결과 0.9개로 줄었습니다. 우리나라 12세 아동은 평균 1.8개로, 영국(0.8개)이나 독일(0.5개), 네덜란드(0.5개) 보다 아직도 높습니다. 1970년에는 영국에서 판매된 치약의 대부분이 불소를 함유하지 않았으나, 1976년에는 90% 이상이 불소치약입니다.

1980년대 전세계적으로 수돗물 불소화와 함께 불소치약을 뱉지 않고 삼키거나, 불소정제 및 불소화 소금과 불소 함유 유아용 조제분유 등을 동시다발로 사용해 치아불소증이 발생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치아불소증 발생 위험요인을 규명하고 통제해 치아불소증을 예방하면서도 충치 예방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 적용되었습니다. 특히 어린이의 치아 발달 기간 동안 과도한 불소 노출을 줄이는 데 성공해 치아불소증과 충치를 동시에 줄였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불소 사용은 가벼운 치아불소증마저도 부모들에게 가볍게 받아들여져 불소 사용은 어린이의 평생 치아건강과 함께 부모의 소득에 따른 건강 불평등을 개선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1년 진해시를 시작으로 2014년까지 16개 지역에서 수돗물 불소화가 시행됐습니다. 그러나 2015년 13개 지역, 2016년 12개 지역, 2017년 10개 지역으로 점차 감소했고, 2018년부터 현재까지 수돗물 불소화 사업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없습니다. 주역 주민들의 치아불소증과 뇌신경 독성 등 다량의 불소 섭취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국내에서는 20년 가까이 수돗물 불소화사업이 시행된 청주 지역에서도 불소 과다섭취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확실한 근거가 없음에도, 불소의 부작용에 대한 시민들의 염려로 수돗물 불소화 사업이 중단되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우리나라 가정에서 정수기는 필수가전으로 자리잡았는데, 정수물에는 불소가 거의 없습니다.

불소 과다 섭취는 치사량인 5mg/kg 이상을 한 번에 섭취하는 경우입니다. 참고로 1000ppm 치약 100mL에 들어있는 불소량은 0.1g입니다. 이는 체중 20kg인 아이가 치약 100mL를 한 번에 다 먹어야 하는 많은 양입니다. 불소 독성과 관련되어 많이 언급되는 Mullenix 등(1995)의 쥐 실험 결과는 샘플 수가 군당 9~10마리로 불소의 독성을 일반화하기에는 부적절합니다. 불소가 발암물질이라고 하는데,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암연구기구(IARC)에 따르면 불소는 사람에게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할 수 없는 물질인 ‘그룹 3’입니다. 참고로 술은 인간에게 발암성 근거가 충분한 물질인 ‘그룹 1’입니다. 또한 불소가 어린이들의 지능감소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연관이 있다고 해서 체계적 문헌조사한 2023년의 한 논문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불소 노출의 영향을 조사한 7개 연구 중 오직 3개 연구만이 ADHD 진단에 부합한 결과였습니다. 3개 논문의 결과는 불소에 대한 조기 노출이 ADHD 진단과 관련된 행동, 인지 및 정신신체적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발달 중 신경독성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축적된 제한된 증거로는 불소 노출이 ADHD 발병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는 않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수돗물 불소화 정책이 유명무실해졌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보건소에서 초등학교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불소의 충치 예방 효과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치과전문가가 0.2% 불소를 치아에 도포하거나, 불소용액양치사업으로 0.05% 불소용액을 나누어 주어 매일 양치하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멋진 대답입니다. 챗GPT4는 오늘도 저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있다 또는 없다’와 ‘얼마나 있다’는 서로 다른 관점입니다. 현재의 과학적 근거는 불소의 구강건강에 미치는 순기능이 역기능보다 많이 큽니다. 이에 대한 언급이 없는 그럴 듯한 챗GPT 답변은 조심스레 받아들여야 합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선진국을 중심으로 충치가 많이 감소한 것은 수돗물 불소화와 불소치약으로 구강관리를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돗물 불소화가 시행되지 않고, 역삼투압 필터가 내장된 정수기를 주로 사용해 오히려 치아건강에 중요한 불소 섭취량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만 3세부터 칫솔질할 때 불소가 1000ppm 이상 함유된 치약을 사용해야 합니다. 특히 충치가 잘 생기는 만 3세 미만 어린이에서도 쌀알 크기의 불소치약 사용을 추천드립니다.

<참고자료>

복지부 2011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 길라잡이

Rugg-Gunn, A. (2001). Preventing the preventable–the enigma of dental caries. British Dental Journal191(9), 478-488.

Whelton HP, Spencer AJ, Do LG, Rugg-Gunn AJ. Fluoride Revolution and Dental Caries: Evolution of Policies for Global Use. J Dent Res. 2019 Jul;98(8):837-846.

Fiore G, Veneri F, Di Lorenzo R, Generali L, Vinceti M, Filippini T. Fluoride Exposure and ADHD: A Systematic Review of Epidemiological Studies. Medicina (Kaunas). 2023 Apr 19;59(4):797.

Grandjean P. Developmental fluoride neurotoxicity: an updated review. Environ Health. 2019 Dec 19;18(1):110.

Mullenix PJ, Denbesten PK, Schunior A, Kernan WJ. Neurotoxicity of sodium fluoride in rats. Neurotoxicol Teratol. 1995 Mar-Apr;17(2):169-77.

    김현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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