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에 힘 없고 두근두근…40대 여성 위협하는 ‘이 질환’

[노윤정의 건강교실]

철분은 적혈구를 구성하는 헤모글로빈의 핵심 성분이고, 헤모글로빈의 철분에 산소가 결합하여 전신에 산소가 전달된다. 따라서 철분이 결핍되면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아 온몸 구석구석 산소 공급이 어려워지며 다양한 건강문제가 발생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40대 여성. 여성호르몬 감소로 30대에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건강문제를 마주한다. 대표적 건강문제로 철 결핍 빈혈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철 결핍 빈혈을 진단받은 여성환자 중 20대는 8.6%, 30대 13.9%, 40대 31%로 40대 여성의 철 결핍 빈혈이 30대 여성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왜 40대 여성에서 철 결핍 빈혈 진단이 급증하는 걸까?

40대 여성의 철 결핍 빈혈, 누적된 문제의 결과

철 결핍 빈혈은 크게 세가지 이유로 발생한다. 첫째, 철분 소모량이 증가하거나 둘째, 철분 섭취량이 감소하거나 셋째, 생애주기 특성상 증가한 철분 요구량을 채우지 못했을 때다. 철분은 섭취량이 100mg 미만인 미량 미네랄로 평소 식단에 육류와 생선을 적절히 챙기지 않으면 결핍되기 쉽다. 그래서 20대 여성이 다이어트로 식사량을 줄이거나 60대 이상 남녀가 치아나 소화기 문제로 고기 섭취를 줄이면 두번째 이유로 철 결핍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세번째 상황은 주로 10세 미만 아동과 임신 중에 발생한다. 10세 미만의 빠른 성장, 임신 중 체중 및 대사활동 증가로 철분의 생리적 요구량이 급증해 일반 식사로 철분 보충이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건 첫번째 이유다. 여성은 한달에 한번 생리로 정기적 철분 손실이 발생하는데, 갱년기에 여성 호르몬 분비가 변하면서 생리량이 더 증가하기도 한다. 특히, 30대부터 앓아왔던 자궁근종 등에 의한 과다생리 문제가 누적되어 40대에 철 결핍 상황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40대의 병원방문 및 검진 증가로 무증상 빈혈에 대한 인지가 빨라진 영향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여성의 삶에서 누적된 철분 부족 문제가 40대에 수면위로 드러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40대 여성, 이런 증상 있다면 철 결핍 빈혈 확인해야

철분은 적혈구를 구성하는 헤모글로빈의 핵심 성분이고, 헤모글로빈의 철분에 산소가 결합하여 전신에 산소가 전달된다. 따라서 철분이 결핍되면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아 온몸 구석구석 산소 공급이 어려워지며 다양한 건강문제가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피로와 전신 무력감이 있다. 세포는 혈액을 통해 영양분과 산소를 전달받고,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내보내야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철분 결핍으로 헤모글로빈 합성, 즉 적혈구 생성이 줄어들면 온몸 구석구석 산소가 잘 전달되지 않아 전신 세포의 기능이 약해진다. 그래서 쉽게 피곤하고, 온몸에 힘이 빠지는 증상을 자주 느끼게 된다.

가끔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쉬기 힘든 증상을 겪기도 한다. 왜냐하면 심장이 산소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혈액을 보내면서 평소보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리한 운동 후 가슴 두근거림이 오래가거나 가슴 통증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신경세포의 기능 약화로 가벼운 두통이나 현기증, 집중력 저하, 졸음, 기억력 감소 등이 생기거나 대사 및 순환기능 저하로 손발 저림 또는 몸이 붓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40대를 넘어가며 이런 증상이 심해졌다면 철 결핍 빈혈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인 해결과 함께 회복도 챙겨야 하는 철 결핍 빈혈

철 결핍 빈혈은 대부분 원인이 분명하므로, 원인해결과 함께 회복을 챙겨야 한다. 자궁근종 등 여성질환이 원인이라면 원인 치료가 우선이다. 갱년기 다이어트 목적으로 식사량을 대폭 줄여서 빈혈 증상이 더 심해졌다면 적절한 식사량을 회복하는 것도 필요하다. 철 결핍 빈혈은 철분제나 철분 이용을 돕는 영양제를 복용하면 2~3일만 지나도 피로나 전신 무력감이 많이 개선되고, 5~6일이 지나면 적혈구 생성이 증가한다. 1~2개월 정도면 헤모글로빈은 정상 수치를 회복하지만, 몸 안의 저장철까지 채워서 철 결핍 빈혈의 재발을 막으려면 6~8개월 정도는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철 결핍 빈혈도 방치하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소 공급능력 감소로 집안일이나 걷기 등 가벼운 활동에도 과도한 심장 운동이 반복되면 노년기에 심장비대증이나 심부전 등 심장건강 관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40대부터 반복적인 철 결핍 문제로 고생하는 여성이라면 평소 철분이 풍부한 붉은 고기나 계란 노른자, 시금치, 아몬드나 땅콩 등을 식사에 꼭 포함시키는 게 좋다. 이런 식단이 어렵다면 40대 여성의 철분 권장섭취량 14mg 이하로 소량의 철분제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회복과 재발방지에 도움을 준다.

    노윤정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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