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련 일고 피 토했는데" 간질로 무시...결국 '이것'으로 사망, 무슨 일?
경련·피토 하더니 뇌에서 종양 발견돼...뇌종양은 어린이에게도 흔히 발생
편도선염이나 간질인줄 알았던 아기가 생후 18개월만에 뇌종양으로 사망한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주에 사는 엘비 베일리스 왓츠는 2020년, 1살이 되던 해에 갑작스러운 경련 증상을 겪었다. 놀란 부모는 엘비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엘비의 증상을 본 의료진은 편도선염 또는 뇌전증(간질)이라 판단했지만 약 6주 후 엘비는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뇌 스캔 검사 결과 엘비의 뇌에서 테니스공 크기의 공격적인 종양이 발견됐다. 엘비는 10시간 동안 응급 뇌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5일 만에 엘비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약 3주가 지나자 또다시 피를 토했다. 종양이 다시 자라고 있던 것이다.
이후 화학요법으로 치료를 이어갔지만 골수 손상 등의 이유로 더이상 항암치료를 할 수 없게 됐다. 대신 6주간의 입원치료 등을 진행했음에도 불구, 새로운 종양과 출혈 등이 생겼다. 상태는 계속해서 악화했고 엘비는 끝내 세상을 떠났다.
어린 아들을 떠나보내야만 했던 엘비의 부모는 “엘비는 짧은 생애 동안 많은 이들의 마음을 감동시켰다”며 “병동을 뛰어다니며 웃고 놀고 우리를 미소짓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기의 건강이 갑작스럽게 악화한다면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현재 이들은 ‘엘비와 그 너머’라는 뇌종양 연구를 위한 모금 단체를 설립하고 치료법 연구 기금 마련 등에 나서고 있다.
뇌와 뇌 둘러싸고 있는 주변 조직에 생긴 종양...어린이에게도 흔히 발생
뇌종양은 뇌 자체 또는 뇌를 둘러싸고 있는 뇌막 등 주변 조직에 발생한 종양이다. 증상과 치료 가능성에 따라 양성과 악성으로 크게 구분되는 뇌종양은 위 사연처럼 영유아 등 어린 나이에도 많이 생긴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아뇌종양은 어린이 등의 흔한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백혈병 다음으로 어린이에게 많이 생기는 암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를 살펴보면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소아암은 총 966건 발생했다. 이 중 뇌종양은 총 105건 발생해 약 10.9% 차지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소아뇌종양은 소아 인구 10만명당 16.5명에게 발생한다.
어린이에게 생긴 종양은 유전일 가능성 높아...두통을 비롯 경련 등 증상 나타나
발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학적 요소, 발암 물질 등이 원인이다. 종양 발생을 억제하는 종양 억제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정상적으로는 발현되지 않아야 할 암 유전자가 생기면서 뇌에 악성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발암 물질, 바이러스, 외상 등 환경적인 요인도 원인일 수 있다. 단, 어린이와 청소년은 어른보다 환경적 요인에 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 어린 나이에 발생하는 뇌종양도 유전일 가능성이 크다.
소아뇌종양이 생긴 위치와 종양이 자라는 모양 등에 따라 증상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흔한 증상은 두통이며 환자는 아침에 특히 머리가 심하게 아픈 경향을 보인다. 두통과 함께 토를 하거나 앞이 제대로 안보이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뇌압이 올라간 것일 수 있다.
사연 속 영아처럼 경련이라 부르는 발작도 뇌종양의 흔한 증상이다. 심한 열병을 앓지 않는 이상 아기들이 경련을 일으키면 뇌 영상검사를 통해 종양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영유아가 이유없이 보채거나 잦은 구토 등 증상이 있어도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통증에 대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나이 이후에 두통을 자주 호소하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의심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고 검사받는 게 좋다. 뇌를 확인하려면 MRI, CT 등 영상검사는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