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mRNA백신 나오나...동물실험 성공
“달걀 활용한 기존 백신만큼 효과적이면서 신속 제조 가능”
고병원성 조류독감(H5N1)에 대한 실험용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이 실험실 동물의 심각한 질병과 사망 예방에 효과를 보였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이 백신은 코로나 백신을 생산한 것과 동일한 기술로 만들어졌다. 공동연구책임자인 드루 와이스먼 펜실베이니아대 페렐만의대 교수는 mRNA 백신 개발 공로로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한 두 명 중 한 명이다. 연구진은 현재 미국의 야생 조류, 가금류, 소에서 확산되고 있는 조류독감 퇴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연구자인 페렐만의대의 스콧 헨슬리 교수(미생물학)는 “2009년 H1N1 대유행과 같은 이전 인플루엔자 대유행 당시에는 백신 제조가 어려웠고 초기 대유행(팬데믹)이 진정된 후에야 백신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mRNA 기술을 사용하면 백신을 훨씬 더 빨리 개발할 수 있다”면서 “새로운 바이러스 균주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후 몇 시간 내에 mRNA 백신 제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독감 백신은 달걀로 제조된다. 가장 우세하고 독성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독감 균주를 유정란에 주입해 바이러스가 복제되도록 한다. 그런 다음 바이러스를 비활성화해 백신에 주입한다.
그렇지만 바이러스가 유정란에서 복제되도록 적응하는 데 최대 6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 그로 인해 팬데믹의 중요한 첫 몇 개월 동안 백신 생산이 지연될 수 있다.
와이스먼 교수는 “2020년 이전에는 독감바이러스가 팬데믹을 일으킬 위험이 가장 크다고 전문가들은 생각했지만 실제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 백신을 개발의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는 mRNA 기반 백신의 힘을 보여주었으며, 이제 우리는 인플루엔자를 포함하여 팬데믹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응할 준비가 더 잘 돼 있다”고 밝혔다.
조류독감 mRNA 백신은 조류와 소에서 널리 순환하는 H5N1 바이러스의 변이를 표적으로 삼는다. 이 변이는 인간을 감염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도중 진화하면서 인간들 사이에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실험용 백신은 실험용 쥐와 흰 족제비에서 강력한 면역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또한 이들 실험동물은 감염 후 1년이 지나도 높은 수준의 항체를 유지했으며, 백신을 접종한 동물은 접종하지 않은 동물보다 H5N1에 감염된 바이러스를 더 빨리 제거하고 증상이 덜 했다.
연구진은 mRNA 독감 백신이 기존의 달걀 기반 방법으로 생산된 백신만큼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두 종류의 백신 모두 실험동물에서 강력한 항체 반응을 이끌어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4-48555-z)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