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사활...‘조 단위’ 투자 이어가
포인트 바이오 2조원 인수 이어 최근 악티스와 1.5조원 계약
다국적 제약기업 일라이 릴리가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통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말 방사성의약품 개발사 포인트 바이오파마를 인수하는데 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데 이어, 최근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표적 항암제를 개발 중인 악티스 온콜로지(Aktis Oncology)와도 맞손을 잡았다.
릴리는 21일(현지시간) 악티스 온콜로지와 표적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악티스가 개발 중인 약물 전달 플랫폼을 사용해 진단과 치료 분야에 새로운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거래 금액은 선불금 6000만 달러(약 810억원)를 포함해 개발 단계에 따른 성과금 등 최대 11억 달러(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을 유치한 악티스는 현재 건강한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고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방사성의약품(알파 방출제 유형) 전달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분야 대표 품목인 노바티스의 '플루빅토(루테튬-177(177Lu) 비피보타이드테트라세탄)'가 베타 방출제 유형의 방사성의약품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또 다른 선택지로 차별점을 가진다. 악티스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암세포에서 다양하게 발현되는 세포 접합 단백 '넥틴-4(nectin-4)'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 후보물질을 릴리와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방사성의약품 시장 진입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로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가운데 릴리와 BMS,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유망 기업 인수를 통한 후보물질 개발 경쟁에 합류했다.
방사성의약품 시장은 크게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방사성 리간드 ‘진단제(진단 시약)’와 ‘치료제’로 구성된다. 혁신신약으로 평가받는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의 경우, 노바티스의 플루빅토가 대표 품목으로 자리했다. 이 약물은 이전에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차단 치료와 탁산 기반의 화학요법을 받았던 전립선특이막항원(PSMA) 양성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더불어 릴리와 BMS, 아스트라제네카도 방사성의약품 개발 기업 인수를 통해 치료제 시장 진입을 노리는 모양새다. 릴리는 포인트 바이오파마를 14억 달러(1조8700억원)에, BMS는 레이즈 바이오를 41억 달러(5조5000억원)에 인수하면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스트라제네카 또한 올해 3월 퓨전 파마를 20억 달러(약 2조6800억원)에 인수하며, 동위원소 액티늄-225(225Ac)와 PSMA를 결합한 후보물질 ‘FPI-2265(실험물질명)’를 바구니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