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너무 유연해” 보디빌더女…50세까지 못 살 것 같다는 사연은?

지나치게 유연한 관절 희귀병 앓는 보디빌더...쉽게 멍들고 관절 통증·부상 위험 높아

선천적인 콜라겐 결핍으로 관절이 지나치게 유연해 쉽게 탈골되고 멍이 드는 유전병 엘러스 단로스 증후군(EDS)을 앓는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어깨, 손목 등 다양한 곳의 관절이 쉽게 꺾이기 때문에 평소 유연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명확한 치료법이 없어 의심된다면 미리 검사받고 관리해야 한다. [사진=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캡처/SWNS ‘tracykiss’]
“50세까지 버틸 수 없을 것 같다”는 미국 보디빌더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이 여성은 관절이 지나치게 유연해 쉽게 멍들고 손상되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최근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레이시 키스(36)는 엘러스 단로스 증후군(Ehlers-Danlos syndrome·EDS)이라는 희귀 관절 질환에 걸렸다. 이 병은 콜라겐을 생성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있어 발생한다. 환자는 콜라겐 결핍으로 인해 관절이 비정상적으로 느슨해져 쉽게 탈골되는 증상을 겪는다. 피부와 혈관, 다른 신체 조직 등도 약해진다.

피부·관절 구성하는 콜라겐 결핍으로 발생하는 EDS

여러 유형이 있는 이 병은 환자에 따라 기대 수명이 48세에 불과하다는 보고도 있다. EDS는 △관절의 과도한 신축성과 반복적인 관절 탈구 등이 발생하는 ‘관절 과신전 유형’ △태어날 때부터 척추측만이 있고 눈의 공막이 약한 증상을 보이는 ‘안구 및 척추측만형’, △피부가 심하게 약해 잘 늘어나는 ‘피부형’ 등이 있다. 그가 어떤 유형의 EDS를 앓고 있는지 밝혀지진 않았으나 트레이시는 자녀의 결혼과 출산, 커리어 성공 등을 지켜볼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트레이시는 보디빌딩을 접하기 전에도 몸을 자주 쓰고 에너지 넘치는 생활을 이어왔다. 자전거, 달리기 등을 주기적으로 타며 체력과 건강 관리에 힘써온 것이다. 29살부터 보디빌딩을 시작한 그는 프로 자격증을 취득하고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2017년 4월에는 마침내 세계보디빌딩연맹(WBF) 보디빌딩 챔피언십에서 2위를 거머쥐기도 했다.

다만 수년간 훈련을 하면서 트레이시는 자신이 쉽게 관절 탈구 및 부상을 입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약국도 자주 방문했다. 한 달 동안 손가락이 구부러지면서 통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트레이시는 자신의 증상이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이들에게 잘 나타나는 지연성근육통(익숙치 못한 동작을 할 때 나타나는 근육의 불편함)이라고 여겼다.

그러던 어느날 트레이시의 소셜미디어 구독자가 “EDS에 걸린 것 같다”는 의견을 남겼다. 남들보다 어깨의 회전 반경이 넓고 유연했던 그의 모습에 EDS 검사를 권유한 것이다. 혹시 모를 마음에 검사를 예약한 트레이시는 EDS 진단을 받았다. 현재 그는 혈관성 EDS 검사를 앞두고 있다.

그는 “아직 혈관 검사를 예약하진 않았지만 앞으로 12년 정도 더 살 수 있는지 여부를 알고 싶다”며 “저는 매우 건강하지만 언젠가 죽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헬스장 이용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이 증상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건강해서 에너지가 넘치는 게 아니라 지나치게 자극을 받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DS 환자는 공통적으로 관절·피부 문제 겪어…혈관성 EDS는 혈관벽·자궁 파열 등 위험도

사연 속 여성이 걸린 EDS는 여러 유형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관절과 피부 문제가 발생한다. 단단한 섬유성 단백질이자 피부와 관절을 구성하는 콜라겐이 부족해 결합조직이 헐거워져서 관절이 쉽게 꺾이고 젖힌다. 때문에 환자는 지나치게 유연한 관절에 의해 통증, 탈골을 쉽게 겪는다. 피부와 뼈를 이어주는 조직도 약해 피부를 잡아당기면 과하게 늘어나기도 한다. 심장 및 혈관질환이 동반될 가능성도 있다.

트레이시가 검사받을 예정인 혈관성 EDS는 혈관의 콜라겐이 부족해 혈관벽이 터지거나 자궁과 장 등이 파열될 수도 있다. 혈관이 파열되는 상황 등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상황으로 이어지기 쉽다.

명확한 치료법 없어 가족력 있다면 주의…국내에는 2022년 기준 121명 환자 집계

EDS는 명확한 치료법도 없다. 환자는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등으로 관절과 근육의 힘을 유지해야 하며 증상에 맞춰 약물을 복용할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도 EDS 환자는 2022년 기준 121명이다. 유전병이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기 어렵지만 가족력이 있다면 미리 검사를 받고 관리해야 한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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