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 "당신은 왜 그래?" 대신 '이렇게' 말해보세요
[채규만의 마음이야기]
부부나 가족 상담을 하다 보면 성장 과정이나 결혼 생활에서 상대방이 한 상처를 주는 말 때문에 가슴에 못이 박혀 일생동안 상처를 받고 힘들어하는 경우를 본다. 항상 강조하지만, 부부를 포함한 인간관계 문제는 성격 차이, 가치관 차이 생활 방식의 차이, 또는 문화의 차이가 관계 어려움의 근본적인 것이 아니고, 이러한 차이점을 서로 조정하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주고받는 대화 방식이 모든 관계의 주범이다. 대인 관계를 어렵게 하는 대화의 내용과 그에 대한 대책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부부 관계를 해치는 말과 그에 대한 대안
관계에 손상을 주는 말의 수준에는 여러 면에서 강도의 차이가 있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수준의 차이에 따른 막말의 종류에 대한 예와 대책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일상생활에서 상대방에게 짜증을 내게 하는 막말과 대책
° 당신 또는 너로 시작하는 말: “당신은 실망스러워. 당신은 왜 그래? 당신은 뭐가 문제인데 그 모양이야!” 등과 같이 당신, 너로 대화를 시작하면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인 대화가 되기 쉽다. 당신이라는 말 대신에, “내가 보기에는, 내 생각에는, 내가 원하는 것은?”과 같이 나로 대화를 시작하면 대화에 대한 주인 의식을 분명히 하는 효과가 상대방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있다. “내 생각에는 당신은 일에는 집중하는데 가족 식구들에게는 관심이 적은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 좋은 대화가 된다.
° 항상, 한 번도 등의 말: “당신은 항상 늦어! 당신이 나를 언제 내 입장 한번 생각해 준 적이 있어?”와 같은 표현을 하면 듣는 사람에게 방어적인 자세를 갖게 한다. 물론 이러한 말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상대방의 반복되는 실수나 부정적인 행동 때문에 힘들고 화가 나기에 “항상, 한 번도” 등의 표현을 할 수 있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부정적인 행동을 과잉 일반화한다고 느끼고, “내가 어제는 일찍 귀가 했잖아!”하면서 반격을 하고 싶어 하고 불편한 감정을 갖게 된다. “항상, 한 번도” 대신에 “자주 많은 경우에, 여러 번, 또는 일주에 4번” 등 구체적으로 표현해 주면 좋다. 예를 들면, “내가 보기에 당신은 이번 주에 연락도 없이 4번이나 늦었어요. 내 입장에서는 연락도 안 되니까 염려스럽고, 힘들어요”라고 표현하면 좋은 대화가 된다.
° 절대로, 전혀 라는 표현: “당신은 절대로 행동이 변하지 않아!, 당신은 내게 전혀 정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어!”라고 표현을 하면,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이 된다. 이러한 표현 대신에, “당신이 내 말을 듣고 그래도 변하려고 노력하는 점은 고마운데, 그 행동이 유지되지 않으니까 실망스럽고 힘들어요. 자녀들과 시간을 계속해서 많이 보내 줄 수 있어요?”라고 표현하면 좋은 대화가 된다.
▸상대방에게 평가나 비난적인 표현
°“당신은 요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당신은 방 청소를 하는 것 보면 마음에 너무나 안 들어! 당신이 일 처리 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고 답답해!”라는 표현은 상대방의 행동을 내가 평가하고 비난하는 태도가 깔려 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남에게 평가받기를 싫어한다. 우리가 학교에 다니면서 가장 싫어하는 것은 시험을 통한 평가와 서열을 정하는 것이었다. 학교생활에서 지긋지긋한 평가와 비교를 가정에서 매일 같이 평가당한다고 생각하면 아주 짜증이 난다.
여기에 대한 대책은 상대방의 구체적인 행동을 지적하고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제시하면 건강한 대화가 된다. 예컨대, “당신이 요리해 주어서 항상 고마워요. 그런데 오늘은 음식이 좀 짜서 신경이 쓰이는데 다음에 요리할 때 간 맞추는 것에 좀 더 신경을 써 줄 수 있나요?” “당신이 방 청소를 해 주어서 고마워요. 그런데 청소할 때 물건을 치우면서 구석구석 청소해 주면 고맙겠어요.” “일을 처리 할 때는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해 주면 좋겠어요.”라고 표현하면 건강한 대화가 된다.
° 남과 비교하는 표현: “00네 아빠는 돈도 많이 벌고, 아내에게도 잘해 주는데, 당신이 나에게 뭘 해 주었어!”, “00은 외식도 하고 가족 여행도 자주 하는데 당신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어!”, “다른 사람들을 봐! 나 같이 희생하고 사는 사람은 없어!” 등으로 상대방을 남과 비교하거나 자신의 행동이 남들과 비교해서 너무 잘하고 있다는 표현을 쓰면 대화 시에 화가 나고 반감이 생긴다. 성장 과정에서 부모님이 “네 누나는 공부 잘하는데 너는 왜 그렇게 공부를 못해!”라는 표현을 들으면 상처를 많이 받는다. 비슷하게 가정에서 부부 사이에 남편으로서 아내로서 남들과 비교당하면 속상하고 화가 난다. 물론 비교하면서 말을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행동 변화의 동기를 고취하려는 의도도 그러한 표현을 할 수 있지만, 이러한 표현을 동기 강화가 안 되고 반감이 생기고 분노가 쌓이기에 “당신은 뭘 잘했는데? 내로 남불하고 있네!” 하면서 반격한다.
부부 사이에 절대로 남들의 배우자와 비교하면서 행동 변화를 유하지 말고, 지금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 표현을 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당신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알고 있는데, 우리의 경제적인 사정이 안 좋은데, 어떤 대책이 있을까?”, “내가 당신에게 원하는 것은 외식도 하고 가족 나들이도 한 달에 한 번은 했으면 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때?”, “당신도 가정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것 고마워요. 그런데 내가 매일 힘들에 일하는 것도 인정하고 알아주었으면 해요. 당신 생각은 어때?”라고 표현하면 아주 부드러운 대화가 된다.
▸멸시적이고 격멸적인 표현: “당신이 남자야! 당신은 인간 말종이야! 당신 인간성에 대해서 너무나 환멸을 느껴! 이러고도 당신 내 남편이 맞아! 당신을 보면 짜증나, 내 앞에서 사라져!” 등의 표현을 들으면 우리는 충격을 받고, 관계를 끝내고 싶거나 상대방을 피하고 싶어 한다. 이러한 표현은 최악의 언어 폭력이고 인신공격이다. 아마도 이러한 표현을 하는 사람은 그 당시에 극도로 화가 나거나 분노를 느끼고 있어서 상대방을 공격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그러한 표현을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언어폭력을 하면 자신을 방어라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면에서 순간적으로 속이 시원할 수는 있지만 그러한 표현의 후유증은 심하게 된다.
우리는 화가 극도로 치밀어 오르면, 건강한 대화를 할 수 없다. 일단 서로 타임아웃을 가지고 그 장소를 떠나서 심호흡도 하고 자신을 안정시켜야 한다. 어느 정도 자신이 안정되면 상대방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내가 본 구체적인 행동, 그에 대한 내 생각이나 감정 소망을 표현하면 건강한 대화가 된다. 예를 들면, “내가 보기에는 당신이 그동안 열심히 일해서 우리 가정을 이끌어 온 점에 감사해요.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당신이 퇴근하면 당신 방에 들어가서 게임을 오래 하고 자녀들의 교육이나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으니까, 당신은 자신만 돌본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망스럽고 화가 나요. 내가 바라는 것은 귀가하면 좀 쉬었다가, 자녀들의 숙제도 살펴 주고, 가사 분담도 같이했으면 해요. 당신 생각은 어때?”라고 표현하면 상대방을 인신 공격하지 않고 자신의 쌓인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과 부부 사이라고 해도 절대로 막말하거나 언어폭력을 해서는 안 된다. 가깝고 소중한 사람일수록 상대방을 공감하고 수용하고 격려하는 대화를 해야 좋은 관계가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