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까지 점령한 '팅커벨'...무해하다지만 피하고 싶다면?

물거나 감염병 옮기지 않아…물 뿌리면 쉽게 떨어져

경의중앙선 열차 내부에 동양하루살이 떼가 모여있다. [사진=게티이미니뱅크/X 캡처]
몸집에 비해 큰 초록빛 날개를 지녀 ‘팅커벨’로 불리는 동양하루살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 대거 출몰했다. 건물 외벽과 창문은 물론 지하철 내부에서도 발견돼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동양하루살이는 2급수 이상의 하천에서 성장해 5~6월이 되면 한강 접경 지역인 서울 강동·광진·송파·성동구나 경기 양평·남양주·하남 등에서 주로 나타난다. 특히 올해는 역대 가장 더운 4월로 기록될 정도로 기온이 높아 예년보다 출몰 시기가 더 빨랐다.

불빛에 몰려드는 습성…조명 조절하면 유인 막을 수 있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불빛을 좋아하는 습성이다. 가로등과 간판은 물론 사람에게도 달려들고 지하철 내부에서도 떼를 지어 모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관상 징그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입이 퇴화해 사람을 물 수 없고 감염병을 옮기지 않는 무해한 곤충이다.

거주 시설의 조명을 최소화하거나 외부로 향하는 빛을 차단하고 백색 등을 황색등으로 교체하는 것은 동양하루살이의 유인을 막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최근 지하철에서 하루살이가 출몰한 것도 지하철 운행이 끝나고 지상에서 객차에 불을 켜놓은 상태에서 출입문이나 창문을 열어놓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천적 풀고 포충기로 방제…물 뿌려서 떨어뜨려

동양하루살이의 수명은 길어야 2~3일이므로 굳이 살충제를 살포하진 않는다. 강동구 한강유역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있어 화학적 방제가 어렵기도 하다. 대신 강변에 밝은 빛을 내는 포충기를 설치하고 있으며, 창문이나 방충망에 붙은 하루살이들은 호스나 스프레이를 이용해 물을 뿌리면 쉽게 떨어뜨릴 수 있다.

지자체들은 천적을 이용한 방제에도 힘쓰고 있다. 동양하루살이 유충을 잡아먹는 물고기와 다슬기 등을 서식지에 방류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동양하루살이의 천적은 잠자리, 거미 등 절지동물이나 개구리 등 작은 동물도 있다.

한편, 동양하루살이가 해충은 아니지만 죽은 개체가 쌓여 먼지처럼 잘게 부서져 날리면 호흡기 장애나 드물게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길에 쌓인 사체가 날리지 않도록 제때 청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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