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의대, 휴학계 수리 결정… “학생 결정 존중”

의대생 동맹휴학 첫 수용 사례되나

서울 서대문구 소재 연세대 의대에서 의료진이 이동 중이다. [사진=뉴스1]
연세대 의대가 학생들의 휴학계를 승인하겠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이는 학교 측에서 의대생의 동맹휴학을 전면 수용한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이은직 연세대 의대학장은 20일 소속 교수들에게 발송한 서신에서 이와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 개별 면담과 15차례의 학장단-학생대표단 간담회, 전체 학생 간담회 등을 통해 소통한 후 내린 결정이란 설명이다.

이 학장은 “전체교수회의는 올바른 의학교육을 견지하기 위해 어느 시점에서 휴학을 승인할 수밖에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학생들에겐 순차적으로 학사 일정이 공지될 것이다. 이에 따른 학사업무에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이어 그는 “5월이 지나면 필수 이수 수업 시간을 넘기게 된다”며 “학생들의 복귀에 대비해 마련된 대책들은 이제 학생들이 강의실로 돌아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특히, 지난 16일 서울고등법원이 의대증원 중지 가처분 신청 항고심을 각하·기각한 결정에 대해 그는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할 명분이 서지 않게 됐다”며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의대생의 ‘진취적인 선택’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학장은 “학교는 학생의 결정을 존중하며 정성 어린 배움의 자세로 임하는 학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른 교수들에게도 “스승으로서 학생들이 자신이 결정하지 않은 거대한 흐름 속에서 스스로를 정지시킨 상태에서 벗어나 변화되는 미래를 준비하고 진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제 의료계가 직면한 변화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미래를 바라보며 ‘연세대 의대가 추구해야 하는 의학교육의 진취적인 방향’에 대한 논의의 장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교육부는 의대생의 동맹휴학이 휴학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대학 본부에 정당한 사유가 아닌 휴학계를 수리하지 않도록 방침을 지시한 상태다.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따르면, 전체 의대생 중 97.26%인 1만8320명이 휴학계를 제출했거나 수업을 거부 중이다. 이중 올해 예과 1학년인 신입생은 3163명이며, 예과 2학년~본과 4학년(학년) 학생은 1만5157명이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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