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병원, 의료취약계층에 무료수술...공공의료 가치 높여
심한 척추측만증 앓던 뇌성마비 환자에 고난도-고위험 수술 성공적 시행
서울특별시 서남병원이 고난도, 고위험 수술이 필요했던 의료취약계층 환자를 위해 무료수술을 지원했다. 의료공백 장기화 상황에서 공공의료의 가치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서남병원은 선천성 중증 뇌성마비 환자(31세, 남)의 척추 측만증 수술을 진행하고 치료비용 전액을 지원했다.
이 환자는 경기도 성남의 한 공공병원 응급실에서 서남병원으로 전원됐다. 당시 환자는 호흡 곤란 증세로 매우 위중한 상태였다. 이는 뇌성마비 증세와 함께 척추가 60도 이상 휘어진 심각한 척추 측만증의 영향으로 폐 기능이 감소한 탓이다.
의료진은 긴급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뇌성마비와 중증 척추 측만증이 동반한 조건은 국내에선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고난도, 고위험 성인 중증 척추 교정 수술 사례였다. 이에 4000례 이상 척추수술을 집도한 권위자인 장영수 서남병원 진료부원장(정형외과)은 성인 중증 척추수술 전문가 중 한 명인 한일병원 정형외과 김진혁 과장에 도움을 요청해 합동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과정에서 환자의 안전성을 높일 뿐 아니라 환자의 회복 시간 단축을 위해서 결정한 조치다.
수술 후 환자는 정상적인 수준까지 폐기능을 확보했으며 성공적으로 회복 단계에도 진입했다. 아울러, 병원은 환자의 어려운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임직원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운영하는 원내 후원회인 서남사랑회를 통해 입원 후 발생한 수술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장영수 진료부원장은 "휘어진 척추에 우측 기관지가 오랫동안 눌려 있던 상태라 폐렴과 심장 기능 저하 등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수술이 매우 시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척추 측면증 외에도 선천성 장애가 있었기에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의 수술이었지만, 성공적으로 척추를 교정해 호흡 곤란, 만성 통증 등 기존 문제점을 개선하고 심장과 폐 등의 추가 발병 요인도 사전에 차단했다"고 평가했다.
표창해 서남병원장은 "상당수의 공공병원이 많은 진료 부문에서 민간 대학병원 이상의 의료의 질을 갖추고 있다"면서 "시민 누구나 양질의 공공의료 서비스를 적정한 가격에 제공받을 수 있도록 의료 역량을 지속 강화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서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