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교수, 사직서 최초 수리... "타병원 이직, 사직 의사 커"
의료대란에 개인병원으로 이직...전공의 복귀, 여전히 요원해
충북대병원에서 의대 교수의 사직서가 최초로 수리됐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발발로 이 병원 교수 200명 중 60% 가량이 사직서를 냈으나 실제로 수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충북대 측에 따르면 이 병원 정형외과 김석원 임상교수가 지난 10일 외래 진료를 마지막으로 출근하지 않고 있으며 대학 측은 최근 김 교수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앞서 김 교수는 지난달 29일 충북대 의대에서 '사직의변'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정원 정상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더는 버틸 힘이 없다"며 사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지인이 운영하는 충북 청주의 한 개인병원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김 교수가 직접 기자회견을 여는 등 사직 의사가 완고하다는 판단하에 이례적으로 사직서를 수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날 정부는 전공의 병원 이탈이 3개월이 되는 시점임을 들어, 복귀를 촉구했다. 전공의 추가 수련 기간은 3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총 3개월이다. 앞서 2월 20일에 사직한 전공의가 많은 만큼, 이날이 지나면 사직 기간이 3개월이 넘어 추가 수련으로도 기간을 채울 수 없어 다시 1년을 수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병원 전공의 150명 가운데 148명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들 또한 지난달 5일부터 고갈된 체력을 보충하고 소진으로 인한 의료 사고를 방지하겠다는 명목으로 매주 금요일 개별 외래 휴진에 들어갔다. 이 병원 하루 평균 수술 건수와 병상 가동률은 평소에 비해 40%대로 급감했다.
병원 자금난 역시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병원은 이번 상반기 운영 자금으로 총 500억원을 차입했으나, 교수들의 휴진 등 집단행동으로 자금 소진이 한 달이나 앞당겨졌다. 현재 수백억원 규모의 추가 차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대 의대 정원은 기존 정원 49명에서 4배 이상인 200명으로 증원됐다. 그러나 의대 교수 등의 반발이 거세자 내년에 한해 정부의 자율증원안에 따라 증원분의 50% 수준을 반영, 125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대학 측은 오는 21일 교무회의를 열고 이같은 모집 인원을 반영한 학칙 개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