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다리 모두 절단” 쌍둥이 출산 후 ‘이것’ 온 여성…무슨 사연?

쌍둥이 출산 일주일 후 심한 복통 찾아와...연쇄상구균 감염돼 산후 패혈증 걸려 다리와 손 절단

런던 남서부에 사는 케디자 티페는 쌍둥이를 출산한 후 두 다리와 왼손, 오른손 손가락 일부를 절단해야 했다. [사진=’더선’ 보도내용 캡처]
쌍둥이를 출산한 후 사지를 거의 모두 잃은 여성이 있다. 영국 런던 남서부에 사는 케디자 티페(29)의 이야기다. 영국 일간 더선은  두 아이를 건강하게 출산하고 나서 산후 패혈증에 걸린 후 기적적으로 목숨은 구했지만 대신 두 다리와 왼손, 오른손 손가락 일부를 절단해야 했던 그의 사연을 소개했다.

심한 복통으로 시작해 구토와 설사, 몸살 증상 나타나

공예 사업을 하는 케디자는 아들 하나와 딸 하나, 두 아이를 둔 엄마였다. 그러다 계획에 없던 쌍둥이를 임신하게 됐고, 2023년 4월에 런던 세인트 조지 병원에서 자연분만을 통해 45분 간격으로 아들과 딸 쌍둥이를 출산했다. 의사는 두 아이 모두 건강하다고 했고, 출산 후 가족은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퇴원 후 아이들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던 케디자에게 곧 심한 복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일일 검진을 위해 찾아온 조산사들에게 배가 아프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말했지만, 그들은 출산 때문이라며 진통제를 권했다. 하지만 통증은 더욱 심해졌고, 구토에 이어 설사와 몸살 증상이 나타났다. 식욕이 없어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으며, 계속해서 몸이 떨렸다.

출산 후 일주일이 지났을 즈음엔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한 그는 바로 구급차를 불렀고 쌍둥이를 출산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그의 심박수는 위험할 정도로 높았고, 혈압은 낮아져 있었으며, 의식은 오락가락했다. 검사 결과, 연쇄상구균 감염으로 인한 산후 패혈증이었다. 그의 팔다리와 코는 이미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며칠 후가 되자 케디자는 말도 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반응하지도 않았으며 환각 증세를 보였다. 의료진은 패혈증 염증이 뇌까지 침범한 것은 아닌지 걱정했지만, 다행히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달 후 의료진은 팔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끔찍한 소식을 전했다. 그는 애원하며 얼마나 회복이 되는지 지켜보자고 했지만, 이미 피부가 죽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뿐이다. 이후 그는 재활센터를 방문해 팔다리 절단수술을 받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씩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작년 8월 절단수술 동의서에 서명했다.

그는 두 번의 수술에 걸쳐 두 다리와 왼손, 오른손 손가락을 절단했다. 고통스러웠지만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힘을 내야 한다고 매일 스스로를 다독였다. 4개월 간 주중에는 재활센터에서, 주말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생활을 한 후 그는 의족을 한 채 혼자 걸을 수 있게 됐고, 팔을 구부려 아이들을 안을 수도 있게 됐다. 그는 이 모든 시련에도 여전히 아이들에게 엄마가 되어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하고 있다.

케디자는 이 모든 시련에도 여전히 아이들에게 엄마가 되어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하고 있다. [사진=’더선’ 보도내용 캡처]
한편 그는 패혈증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길 원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당시 구급차를 부르지 않았다면, 그날 밤 자다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의료진은 말했다”며 “빨리 대처하지 않을 경우 패혈증이 얼마나 위험한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출산 중 손상된 피부나 조직에 미생물이 침입해 일어나는 산후 감염…드물게 합병증으로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걸쳐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상태다. 증상으로는 고열, 두통, 빠른 맥박, 호흡수 증가 등이 있으며 중증일 경우 의식이 흐려질 수 있다. 혈압이 떨어지고 신체 말단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적어져 피부가 시퍼렇게 보이기도 한다.

임산부나 출산 후 6주 이내에 패혈증이 발생하는 것을 산모 패혈증 또는 산후 패혈증이라고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산모 패혈증은 전세계 산모 사망의 5대 원인 중 하나이며 산후 기간 사망의 10~15%를 차지한다.

미국 건강정보 매체 헬스라인에 의하면 산후 감염은 자궁내막, 자궁 근육, 자궁 주변 지지조직에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흔한 감염은 자궁내막염으로, 출산 과정에서 자궁 내벽에 외상과 파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손상된 조직에 박테리아가 침입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산후 감염의 일반적 징후는 발열, 오한, 몸살, 식욕부진, 전반적인 불편감 등 일반적인 감염 증상과 유사하다.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수일이 걸릴 수 있으며, 퇴원할 때까지 감염이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퇴원 후에도 감염 징후가 있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신속하게 진단 및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농양, 복막염, 골반 혈전정맥염, 폐색전증, 패혈성 쇼크 등 드물게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산후 감염의 예후는 감염의 중증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며, 패혈증에 걸린 환자의 사망률은 20%로 추정된다.

산후 패혈증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제왕절개 분만이다. 또한 당뇨병, 고혈압, 비만, 빈혈, 면역계 이상이 있는 여성은 감염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부 감염의 경우 철저한 위생 관리에도 발생할 수 있다.

    지해미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