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사람 ‘프로필 사진’, 사뭇 다르다”…왜?
男 90% 女 86%, 엉뚱한 사진 내걸어…신체이형장애 있으면 비만 치료 때 ‘배려’ 바람직
자신의 외모나 몸매에 심각한 결점이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병을 신체이형장애(신체추형장애)라고 한다. 비만한 사람의 대다수는 외부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앱의 프로필 사진에서 몸을 숨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유니카밀러스 국제의대(UniCamillus International Medical University) 연구팀은 모바일 메신저 앱 ‘왓츠앱(WhatsApp)’ 프로필 사진에 대한 비만 환자 59명의 행동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왓츠앱은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가 운영하는 앱이다. 프로필 사진은 속칭 ‘플필’ 사진이라고도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 환자 가운데 여성의 86%와 남성의 90%가 '왓츠앱' 프로필 사진으로 자신의 신체가 나오는 이미지가 아니라 반려동물, 가족 및 각종 사물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안토넬라 프란체쉘리 박사는 “각종 소셜미디어의 프로필 사진으로 반려동물이나 가족, 풍경이나 물체 이미지를 쓰는 사람은 일종의 신체이형성장애를 앓고 있음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만한 사람이 자신의 외모에 대해 불만족, 수치심, 불안을 느끼는 사례가 생각보다 훨씬 더 많다. 신체이형장애는 자신의 신체에 대해 왜곡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상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자신의 외모에 대한 우려가 너무 지나친 사람은 비현실적인 아름다움과 체형에 대한 기준이 공유되는 소셜 미디어 탓에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이들은 외부 영향에 특히 민감해, 이상적인 이미지와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마음이 상하기 쉽다.
연구팀은 참가자가 낸 프로필 사진의 내용에 신체 이형성 행동이 깃들여 있는지 조사했다. 얼굴만 보여주고 몸은 보여주지 않거나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 참가자 중 대다수는 반려동물, 가족, 풍경, 꽃, 만화 캐릭터 등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굴이 거의 가려져 몸이 보이지 않는 사진(헤드샷), 오래된 사진이나 날씬해 보이도록 편집한 사진을 사용했다. 또한 실제 모습과 사뭇 다른 프로필 사진을 사용할 확률은 비만도나 이를 우려하는 심각도에 따라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이미지를 어느 정도 통제하고, 신체에 대한 비판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런 사진을 택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에는 대조군이 포함되지 않았다. 정상 체중을 가진 사람이 사용하는 프로필 사진과 비교해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비만이 심한 사람이 자신의 신체적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사진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는 비만이 프로필 사진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질적 연구다. 연관성의 강도에 대한 자료는 없다.
프란체쉘리 박사는 “비만 치료 때 신체이형성장애를 확인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일단 확인되면 환자에게 약물요법, 영양 프로그램 등 의학적 치료는 물론 인지행동 치료 등 심리적 치료를 받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 치료에 총체적으로 접근하면 체중을 줄일 가능성을 높이고 환자의 전반적인 웰빙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12~15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ECO)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