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 사망률 2위 간암, 장기간 생존 전략 마련될까
'임핀지' 사용 이중면역 항암요법, 4년간 생존 가능성 제시
국내 암 사망률 2위인 간암(간세포암) 치료 전략에서 면역항암제의 역할이 주목 받고 있다. 특히 두 가지 면역항암제를 함께 쓰는 병용 치료법이 진행성 간암 환자에서 처음으로 4년간 생존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항암 치료 4년차 생존율은 기존 표적항암제에 비해 더 높게 확인됐다.
14일 전홍재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이뮤도(성분명 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의 국내 출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간세포암 치료에서 이중면역 항암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발표했다.
면역항암제 임핀지는 종양세포에서 특징적으로 발현되는 PD-L1과 결합해, 종양의 면역회피기전을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 약물이다. 임핀지와 이뮤도를 병용하는 치료법은 절제 불가능한 간암 치료에 최초로 등장한 이중면역 항암요법으로 평가된다. 이뮤도 투여는 1회만 진행하고, 이후에는 임핀지 단독 치료로 진행한다.
전 교수는 "간암은 세계적으로 전체 암종 중 여섯 번째로 흔하게 발생하고, 국내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해 예후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치료 옵션이 등장했다"며 "그러나 여전히 장기 생존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간암 치료 성적 개선을 목표로 다양한 치료제 개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면역항암제가 혁신적인 간암 1차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러한 이중면역 항암요법은 주요 임상인 HIMALAYA 3상 연구에서 효과가 명확히 드러났다. 간암 1차 표준요법으로 사용된 소라페닙(제품명 넥사바)과 비교해 환자의 사망 위험을 22% 감소시킨 것이다. 이 같은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을 해당 간암 환자의 1차 표준치료(category 1)로 권고하고 있다.
이중면역 항암요법으로는 유일하게 4년간 치료 효과를 추적한 HIMALAYA 임상의 후속 연구에서도 효과는 확인됐다.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 치료 시 환자 4명 중 1명은 4년 동안 생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특히,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의 48개월 치료 시점의 전체 생존율(OS)은 25.2%로, 소라페닙(15.1%) 대비 더 높게 나타났다.
전 교수는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의 4년 추적관찰 결과는 이중면역 항암요법의 이점을 활용해 장기 생존이 어려운 간암 환자에게 희망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안전성과 관련해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은 치료와 관련된 소화기계나 식도 정맥류 출혈 위험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임재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의학부 전무는 "임핀지를 중심으로 간암, 담도암 외에도 위암과 식도암에서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진행 중인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간암과 담도암을 비롯한 소화기암 치료 영역 전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