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규제하면…청소년 앉아있는 시간 ‘확’ 준다?

중국 3년 전 조치 후 하루 앉아지내는 시간 하루 46분(약 14%) 감소

엄청난 사교육비가 자녀를 갖지 않으려는 일부 성향과 독신주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중국 정부가 사교육 규제 및 가정교육 의무화 조치를 취한 뒤, 어린이 청소년의 앉아지내는 시간이 큰 폭으로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영국에서 나왔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정부 당국이 사교육을 규제하면 어린이∙청소년의 앉아지내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스톨대 등 공동 연구팀은 중국 정부가 2021년 사교육 규제와 가정교육 의무화 조치를 취하기 전후에 초중등생 약 7000명을 조사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약 3년 전부터 사설 학원(개인교습 학원)이 수업을 제공할 수 있는 시간을 줄이고,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게임업체에 제약을 가하고, 학교 교사가 내줄 수 있는 숙제의 양을 제한하는 등 각종 조치를 취했다. 어린이 청소년의 앉아지내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등 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사교육 규제와 가정교육 의무화 조치 이후, 초중등생이 매일 앉아지내는 시간이 평균 46분(1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촌 지역보다는 도시 지역 학생들 사이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휴대전화, 휴대용 게임기, 태블릿, TV 및 이와 연결된 게임기나 컴퓨터 사용을 포함한 하루 평균 화면 시청 시간도 약 10분(6.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학생은 영국∙미국에서 권장하는 화면 사용 시간(하루 2시간 미만)을 준수할 확률이 20%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적으로 중국 정부의 숙제 권장시간을 준수할 확률도 약 2.8배(초등학생 3.6배, 중학생 2.1배) 더 높아졌다.

연구팀은 중국 정부의 협조를 얻어 남부 광시 지역 14개 도시(도농 지역 31곳)의 초등학생 중학생 7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였다. 연구의 제1 저자인 바이 리 박사(정책대학원 운동영양건강화학센터)는 “어린이 청소년의 앉아지내는 행동을 해결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선구적인 조치가 세계적인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환경에서 정부가 이 같은 유형의 규제 개입을 시도한 적이 없었다. 전통적으로 어린이와 부모나 보호자는 교육을 통해 스스로 행동을 바꾸도록 유도해 왔지만 실제로는 효과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전 세계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 웰빙을 개선하기 위한 향후 정책과 조치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보이드 스윈번 교수(국제보건학)는 "앉아지내는 행동을 줄이기 위한 대부분의 개입이 교육적 접근 방식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외 나라에서 비슷한 규제를 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앉아지내는 생활습관이 일반적인 환경 조건과 규칙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The impact of the world’s first regulatory, multi-setting intervention on sedentary behaviour among children and adolescents (ENERGISE): a natural experiment evaluation)는 《국제 행동 영양 및 신체활동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Behavioral Nutrition and Physical Activity)》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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