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약이 심장질환도 개선?...입원·사망 위험 4.5배 낮아져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 연구팀..."최적화 약물 치료 가능"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가 심부전 증상과 합병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사망 위험을 4.5배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기능 이상으로 혈액을 받아들이는 이완 기능이나 짜내는 수축 기능이 줄어들면서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만성 질병이다.
이 병이 지속되면 심장이 커지면서 승모판막이 잘 닫히지 않아, 승모판 폐쇄부전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할 시 호흡곤란을 유발해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심부전의 표준치료는 약물치료지만 기존 치료로는 판막질환 합병증을 호전하지 못했다. 또한 판막교체·재세동기 삽입 등 시술도 있지만 중증의 경우 시술 후에도 예후가 불량해 3명 중 2명이 5년 이내에 재입원하거나 사망한다고 알려져 더 효과적인 치료법이 시급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팀은 승모판 폐쇄부전이 동반된 중증 심부전 환자 114명을 무작위로 차출했다. 그런 뒤 표준 약물치료에 더해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플로진' 계열의 약물을 복용한 집단 58명과 표준 약물치료에 더해 위약(가짜 약제)을 복용한 집단 56명으로 나누어 1년 후 약물 치료 전후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승모판 혈액 역류량이 위약 집단(2.1±15.6mL)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없던 것과 비교해 글리플로진 집단(−9.1±10.2mL)에서 역류량이 9.1mL 감소하는 등 호전을 보였다. 승모판 혈액 역류량이 많을 수록 심부전 합병증 진행도가 높다.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면, 위약 집단에 비해 글리플로진 집단에서 승모판 폐쇄부전으로 인한 혈액 역류량이 약 33%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심부전 중증도를 평가하는 지표인 NYHA(New York Heart Association) 단계가 개선된 비율을 분석한 결과, 글리플로진 집단의 44.8%에서 심부전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위약 집단은 14.3%에서만 심부전 증상이 호전됐다.
주목할 점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사망 위험은 글리플로진 집단의 2%에서 발생해 위약 집단의 9%에 비해 4.5배 가량 낮았다. 이외에도 좌심실 기능을 확인하는 스트레인 수치 개선되고 좌심방 확장 감소 효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강덕현 교수는 "기존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플로진 계열 약물로 치료한 환자들에서 승모판 폐쇄부전이 개선됨에 따라 심부전 증상도 더욱 호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심부전 환자들의 약물치료지침을 더욱 최적화해 예후를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