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황 가격 2배 폭등...불법 우황청심원 유통 의혹도
전방위적 물가 상승 속에 우황첨심원의 핵심원료인 우황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일부 제약사는 우황첨심원 가격을 인상하거나 일부 제품을 단종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불법 우황 유통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천연우황은 지난해 상반기 1㎏당 약 1억1100만원에서 올해 약 2억59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1년 사이에 150% 이상 폭등했다. 2012년 3500만원에서 2018년 6000만원으로 오르더니 지난해 이후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우황 가격 폭등의 주 원인은 산지 채취량이 줄어든 탓이라는 분석이다. 소의 담낭이나 담관에 생긴 결석을 건조한 우황은 사료를 먹지 않고 자연에서 방목해 키운 소에게서 주로 채취된다. 하지만 카자흐스탄과 콜롬비아 등 주요 우황 수출국들이 농장 사육을 늘리면서 우황 채취 대상 소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원료 가격 상승은 우황청심원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선 우황 수요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
국내 1위 우황청심원 제조사인 광동제약은 지난 2월 7개 우황첨심원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50% 이상 인상했다. 한 약국 관계자는 “올들어 우황청심원 공급 가격이 크게 올랐다”면서 “광동 우황청심원 현탁액 50ml(생약 성분 영묘) 판매 가격이 종전 6000원에서 1만원 정도로 인상됐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의약품 원료 가격이 상승해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원가가 10~20%만 올라도 기업 처지에선 비상상황인데, 우황은 1년 새 100% 이상 올랐으니 말 다한 것 아니냐”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우황을 사용하는 회사들이 일부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천연우황을 사용하지 않은 우황청심원이 유통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불법 우황을 사용함으로써 제조원가 상승 압력에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황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데, 가격 인상 없이 팔면서 생산을 늘리는 흐름이 보인다"며 “불법 원료를 사용한 우황청심원 유통 가능성이 약학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