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기대했지만"...돼지 신장 이식받은 男, 두 달 만에 사망
거부반응 등 부작용은 관찰 안 돼...앞서 돼지 심장 이식 사례도
인류 최초로 돼지 신장을 이식받고 생존한 60대 말기 신장 질환자가 두 달 만에 숨졌다. 최소 2년은 신장 기능을 할 것이란 의료진의 예측이 빗나갔다.
현지시간 12일 뉴욕타임즈,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리처드 슬레이먼(미국·62세)이 지난 11일 사망했다. 그는 지난 3월26일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에서 돼지 신장을 이식받았다. 이식된 장기는 미국 바이오기업 e제네시스가 유전자를 변형한 돼지 신장이었다.
그는 돼지 신장 이식술을 받고 생존한 최초의 생존자였다. 지난 2018년부터 이 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지만 줄곧 실패 징후를 보여 지난해부터 다시 투석받았다. 이후 시술이 필요한 투석 합병증이 계속 발생하자 병원 측은 그에게 돼지 신장이식을 제안했다.
그의 수술을 집도한 외과의는 그가 이식한 돼지 신장이 최소 2년은 기능을 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그는 두 달여 만에 사망했고 이식에 의한 부작용이나 거부반응으로 사망했다는 징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리처드는 사망했지만 유가족은 끝까지 그를 살리고자 했던 병원 측에 감사를 표했다. 유가족은 "돼지신장 이식으로 주도했던 병원의 대단한 노력으로 우리 가족은 리드와 7주를 더 함께할 수 있었다"며 "그 기간 동안 우리가 만든 추억은 우리의 정신과 가슴 속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존을 위해 이식이 필요한 수천 명의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이 수술을 받았다"며 "리처드는 목표를 달성했다. 그의 희망과 낙천성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미국에선 10만명이 넘는 장기 이식 대기자가 존재하며 이들 중 대부분은 신장 질환자인 것으로 보고 된다. 그러나 긴 대기 시간에 매년 수천 명이 자신의 차례가 오기 전에 사망한다.
이에 따라 의료계는 이식이 시급한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이종이식'을 최종적으로 고려한다. 이는 동물의 세포·조직·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치료를 말한다.
리처드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10월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로런스 포시트(미국·58세)가 수술 후 6주간 생존했다. 수술 직후 물리치료를 받고 걷는 연습을 하는 등 진전을 보였으나 임종 직전 심장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며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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