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내시경 시술로, 체중 줄이고 식욕도 낮춘다?

내시경으로 위벽 태워 ‘배고픔 호르몬’ 그렐린 수치 40%, 위 용량 42%, 체중 8% 감소 효과

비만 치료제도, 수술도 마창치 않은 사람에게 제3의 길이 열릴 것 같다. 내시경 시술로 위벽을 태우는 방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약도 수술도 원치 않는 비만 환자는 비교적 간단한 내시경 ‘시술’로 배고픔과 체중을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비만치료클리닉 ‘트루 유 웨이트 로스(True You Weight Loss)’ 연구팀은 비만 여성 1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진행된 임상시험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2024년 소화기병 주간(DDW)’을 맞아 19일(현지 시간)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크리스토퍼 맥고완 박사(소화기내과 전문의, 의료책임자)는 “위고비∙오젬픽 등 비만 치료제를 원치 않거나, 종전의 비만 수술을 원치 않거나 받을 조건이 되지 않는 비만 환자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내시경 시술에 대한 최초의 사람 대상 임상시험 결과”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벽을 태우거나 없애는 내시경 시술은 6개월 동안 배고픔을 일으키는 호르몬(공복 호르몬) 그렐린의 수치를 약 40%, 위 용량을 약 42%, 체중을 약 8%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는 시술 후 배고픔이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고 설문에 답변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내시경 시술은 비만 수술과 달리, 비교적 짧은 시간에 외래로 받을 수 있다. 이는 일종의 ‘내시경 점막 절제술’에 해당한다. 배고픔 호르몬이 생성되는 위 내벽에 ‘태움’으로 변화를 가함으로써 배고픔 호르몬인 그렐린 수치를 확 낮출 수 있다. 이 시술은 내시경 전문의가 위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수액을 넣은 뒤, 작은 장치를 사용해 위 상부(위 기저부, Gastric fundus)의 점막을 태우거나 절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위가 비워지면 공복감이 생기고 배고픔 호르몬 그렐린의 분비가 늘어난다. 하지만 위에 음식물이 채워져도 그렐린 분비가 줄면 배고픔이 가라앉는다. 이 시술은 그렐린 생성 세포의 수를 줄인다.

맥고완 박사는 "비만과 체중의 메커니즘은 매우 복잡하다. 여러 호르몬 경로에 의해 조절된다. 이 시술은 이런 경로 중 하나를 변경해 비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렐린 수치는 일반적으로 비만 환자에서 더 높다. 체중을 줄일 때 높아져, 체중 감량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복병이다. 그렐린 수치를 낮추는 방법으로 유일하게 입증된 것은 위 상부(위 기저부)를 외과적으로 제거하거나 우회하는 수술이다. 현재 그렐린 수치를 낮추는 약물은 없다. 오젬픽, 웨고비 등 최신 비만 치료제는 다른 호르몬 경로(GLP-1)을 사용한다.

연구팀은 이 내시경 시술의 유효성(효과)과 안전성을 제대로 입증하려면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시술은 다른 비만 치료법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Endoscopic ablation of the gastric fundus in adults with obesity: A first-in-human study)는 19일 오후 2시30분쯤(미국 동부표준시) 공식 발표될 예정이며,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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