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썼다” 17살부터 태닝...까만 피부 중독된 40대女, 왜?
인위적으로 피부 까맣게 태우는 태닝...WHO “태닝은 흡연만큼 위험하다” 경고
인위적으로 피부를 까맣게 태우는 태닝에만 약 1억쓴 영국 여성 사연이 화제다.
최근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애슬린 호건 월래스(46)는 태닝에만 5만4000파운드(약 9300만원)를 썼다. 17살부터 태닝을 즐기기 시작했다는 그는 잦은 태닝으로 피부 손상을 겪었음에도 까만 피부를 고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스로 중독 상태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애슬린은 “태닝에 돈을 많이 썼지만 멈출 생각은 없다”며 “태닝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술보다 중독성이 훨씬 강하다”고 말했다. “태닝을 할 때마다 엔돌핀이 솟구치는 느낌을 받는다”고도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선베드 사용은 흡연만큼 위험하다. 잦은 태닝이 피부암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는 “(피부암에 걸릴) 위험보다 태닝이 더 중요하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태닝하지만 큰 행사가 있으면 일주일에 두 번씩 선베드(태닝 기계)를 사용한다”고 했다.
잦은 태닝은 자외선에 의해 피부를 비롯 DNA까지 손상...피부암 위험↑
사연 속 여성처럼 태닝을 자주 하면 피부가 손상된다. 유해한 자외선에 노출돼 노화가 촉진되고 주름이나 검버섯 등이 생긴다. 이렇게 손상된 피부는 눈에 띄게 회복하기까지 최대 20년이 걸릴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햇빛의 자외선은 피부암까지 유발한다. 자외선이 DNA를 손상시켜 세포 성장, 분화에 악영향을 줘 피부에 악성 종양을 유발하는 것이다.
피부암은 크게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흑색종으로 구분된다. 그중 가장 흔한 기저세포암은 피부 가장 바깥쪽인 표피의 기저층이나 모낭 등을 구성하는 세포가 악성화한 종양이다. 코, 뺨, 눈꺼풀, 이마 등 얼굴과 머리 등 목 위쪽에서 주로 발생한다. 암이 생긴 범위가 좁고 다른 부위, 장기로 전이가 드물다는 특징이 있다.
편평세포암은 기저세포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한다. 피부 표피의 각질 형성 세포에 발생한 암이다. 얼굴을 비롯 아랫입술, 귀 등에 잘 생긴다. 화상 흉터나 만성 궤양이 있었던 부위에서 쉽게 발생하기도 한다. 편평세포암은 작고 단단한 결절(장기나 피부에 비정상적으로 커진 덩어리)에서 시작해 사마귀 모양, 궤양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다른 부위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
흑색종은 멜라닌 세포에서 생기는 암이다. 피부암 중 발생 빈도가 낮지만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느는 추세다. 흑색종은 흔히 검은 반점이나 결절 형태로 발생한다. 0.6cm 넘는 크기의 점이 생기거나 기존에 있던 점의 모양·크기·색 변화, 가려움증, 따가움, 통증 등이 나타난다면 흑색종일 수 있다.
국내 피부암 환자 증가 추세...태닝·일광욕 자제하고 몸에 있는 점 주기적 관찰 필요
자외선이 강하고 태닝을 즐겨 하는 인구가 많은 서양인에 비하면 아시아인의 피부암 발병률은 낮은 편이다. 다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피부암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작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국내 피부암 신규 환자는 8158명으로 나타났다.
피부암을 막으려면 태닝, 일광욕을 자제하고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 모자를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 자외선지수 확인 후 ‘매우 높음’ ‘위험’ 단계라면 야외활동을 최소화한다. 몸에 있는 점을 주기적으로 관찰해 모양과 크기가 변했다면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피부암은 자외선이 주요 위험 인자로 알려졌지만 방사선, 비소, 바이러스 감염 등도 원인일 수 있다. 에이즈 환자, 장기이식 환자 등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들에게도 피부암이 잘 발생한다. 피부암은 일찍 발견할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흑색종은 예후가 좋지 않아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손·발톱에 띠모양의 흑색 선이 생기고 주변으로 확산된다면 피부암을 의심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