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분, 알레르기천식엔 독?”…염증 호흡곤란 악화
‘산소 운반’ 철분, 면역세포 지나치게 많이 활성화해 악영향…흡수 막으면 알레르기천식 근본 치료 가능
철분은 적혈구 속 산소를 폐에서 온몸으로 헤모글로빈을 이루는 주요한 성분이다. 철분이 부족하면 빈혈을 일으킨다.
하지만 이처럼 중요한 철분이 알레르기 천식 환자에겐 염증을 일으키고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등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식으로 섭취한 철분은 작은 창자(소장)에서 흡수되며, 특정 단백질(트랜스페린)과 결합해 세포로 들어간다.
미국 서든캘리포니아대(USC) 의대 연구팀은 철분이 알레르기 천식 발작 중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쥐 및 사람세포 실험 결과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철분은 소장에서 흡수된 뒤 특정 면역세포(ILC2)를 과도하게 활성화해, 알레르기 천식 발작 중 폐에 염증을 일으키고 기도(숨길)를 조여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Iron controls the development of airway hyperreactivity by regulating ILC2 metabolism and effector function)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렸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오미드 아크바르 교수(분자미생물학, 면역학)는 “천식 증상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스테로이드 흡입기와 알약을 쓴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직 없다. 이번 연구 결과가 획기적인 알레르기 천식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철분은 알레르기 천식 발작 중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특정 면역세포를 움직이는 가스 페달 역할을 한다. 특정 약물(데페리프론)로 철분 흡수를 막거나 흡수량을 줄이면 염증이 크게 줄고 호흡 곤란 증상이 가라앉는다. 특정 면역세포는 철에 의존해 에너지(연료)를 생성한다.
연구팀의 벤자민 허렐 조교수는 “철분이 폐의 특정 면역세포의 중요한 대사 조절자로서 에너지 생성을 돕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세포의 에너지를 표적으로 삼으면 세포 기능을 선택적으로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킬 수 있다. 습진, 피부염, 꽃가루·음식 알레르기, 비염 등 각종 병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앞서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단백질에 대한 연구 결과를 ≪실험의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에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