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사, 한국 의사국시 최종 통과율 41% 수준

신현영 의원 "해외의사 진료, 의료대란 근본 해결책 아냐"

9일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기사 내용과 연관 없음> [사진=뉴스1]
의료공백 장기화로 정부가 외국 의사의 국내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해외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시험 최종 합격률이 절반을 밑돈다는 통계가 나왔다.

10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제출한 관련 자료를 분석해 공개했다.

외국 의대 의사국가고시 예비시험 통과 현황과 외국 의과대학 졸업자 국내 의사 국가 고시 응시 및 합격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5~2023년 외국 의대 졸업자의 한국 의사 예비 시험(필기·실기) 합격률은 55.42%였다. 또한, 의사 국가고시를 최종 통과해 국내 의사 면허를 발급받은 비율은 41.4% 수준이었다.

현재 외국 의대 졸업자가 한국에서 의사가 되려면 의사 예비시험에 합격한 후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해 합격해야 한다. 예비 시험은 1차 필기 시험에 합격해야 2차 실기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국가별로는 헝가리 의대 출신 응시자는 189명 중 79명이 불합격해 가장 많았다. 이어 우즈베키스탄 40명, 미국 16명, 독일 9명, 호주·러시아 7명 순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은 74.65%였다. 국가별로는 헝가리 21명, 필리핀 10명, 우즈베키스탄 9명, 미국과 독일 각 5명 순으로 불합격했다.

예비시험과 국가시험을 모두 통과해 최종적으로 국내 의사 면허를 발급받은 비율은 전체 응시자의 41.4% 수준이다. 응시자가 10명 이상인 국가의 최종 합격률은 영국이 69.0%로 가장 높았고, 파라과이(53.3%), 헝가리(47.9%), 러시아(45.0%) 순이었다.

지난 8일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했다. 외국의사 면허 소지자의 국내 의료행위를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 단계에 한해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허용하는 방안이다. 종전 38개국 159개 의대 졸업생에 한정했던 것을 국가 관계없이 의사면허가 있다면 모두 가능하게 했으며, 국내 의사 예비시험과 국가시험 통과 자격 요건도 면제한다.

이에 대해 신현영 의원은 “정부가 의료대란의 근본적 해결방안을 회피하고 반창고식 대응으로 의료의 질 저하와 국민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라마다 환자의 인종·성별·생활 습관·지역별 특성에 따라 질병의 발생과 치료 반응 등의 역학적 특성이 달라진다”면서 “한국 의사 국가시험을 생략한 채 외국 의대 출신 의사를 현장에 곧바로 투입하는 것은 환자뿐 의료사고의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해당 의사에게도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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