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이달 美에 면역항암제 임상시험 신청”
인터루킨-2 수용체 결합력 최적화
한미약품은 이달 자체 개발중인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HM16390’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을 신청한다.
고동희 한미약품 BD(사업개발) 그룹장은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행사에서 한미의 주요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면역항암제를 소개하고 이같은 계획을 알렸다. 수 년 전까지 표적항암제에 집중했지만 면역항암제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해당 분야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
HM16390은 한미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인터루킨-2(IL-2) 면역항암제다. IL-2는 T세포에 직접 작용해 면역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물질로 알파, 베타, 감마 등 3개 수용체를 통해 신호를 전달한다. 다만 IL-2를 고용량으로 사용하면 혈관누출증후군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한미약품은 “수용체 결합력을 조율해 IL-2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며 “유효성을 나타내는 베타 수용체의 결합력은 높이고, 안전성을 잡기 위해 알파 수용체를 조절함으로써 최적화된 결합력을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가설을 기반으로 악성 흑색종 마우스 모델에 IL-2를 투여했다”며 “단독 투여 시에는 25%에서 암이 관찰되지 않는 완전관해가 나타났고, 항 PD-1 항체를 같이 투여했을 땐 88%가 완전관해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약품의 두 번째 면역항암제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파이프라인”이라며 "이 달에 미국에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또한 첫 번째 면역항암제이자 임상 1상에 있는 ‘BH3120’ 개발 속도도 높이고 있다. BH3120은 암세포 표면에 있는 PD-1 단백질과 면역세포 표면에 있는 신호전달영역인 4-1BB를 이중 표적으로 삼은 약물이다. 북경한미와 함께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인 MSD와 BH3120의 병용 임상 연구를 위한 '임상시험 협력·공급계약(CTCSA)'을 체결하기도 했다. 진행성 또는 고형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BH3120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이외에도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 희귀질환치료제와 함께 항암제를 3대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총 8개의 항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mRNA항암신약과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신규 모달리티(약물이 약효를 나타내는 방식) 연구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