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잘 안 들렸던 베토벤...알고 보니 값싼 와인 속 '이것' 때문?
납 첨가된 값싼 와인 마시며 납에 중독돼 건강 해쳐
역사상 가장 유명한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초래한 간 및 신장 질환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베토벤이 청력을 잃은 이유를 알 수는 있게 됐다.
진단검사의학협회(ADLM) 저널 《임상 화학(Clinical Chemistr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사망에 이르게 할 만큼은 아니지만 높은 수준의 납에 노출된 것이 청력 상실 등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나타났다.
베토벤은 간 및 신장 질환 외에도 위장 문제, 청력 상실 등 수많은 건강 문제를 겪었다. 높은 납 수치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모든 질환과 관련이 있으며 악명 높은 성격, 기억력 상실, 만성 서투름과 같은 베토벤의 다른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2023년 베토벤의 게놈 서열을 보고한 획기적인 연구의 일환으로 베토벤의 머리카락 여러 가닥이 인증됐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 네이더 리파이 박사가 이끄는 진단검사의학 전문가 그룹은 베토벤 머리카락의 독소 분석을 수행했다.
연구 결과 머리카락에는 비소와 수은의 함량이 높았지만 특히 납이 많이 함유돼 있었다. 머리카락에는 1그램당 380마이크로그램과 258마이크로그램이 들어 있었다. 머리카락의 정상적인 납 함유 수준이 4마이크로그램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양이다.
연구진은 베토벤의 혈중 납 농도가 데시리터당 69~71마이크로그램이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유일한 사망 원인으로 간주될 만큼 높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납 노출이 베토벤의 죽음을 초래했다는 개념을 뒷받침하지 않지만, 그의 삶의 대부분을 괴롭혔던 문서화된 질병에 기여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토벤은 하루에 한 병 이상의 와인을 마셨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베토벤은 와인이 건강에 좋다고 믿었다. 그러나 베토벤이 마신 값싼 와인은 ‘납 소금’에 담근 코르크 마개로 밀봉된 뒤 납땜 주전자에서 발효되기 전에 맛을 달게 하기 위해 ‘납 설탕’을 첨가했다.
베토벤이 살던 시대의 많은 연고와 의약품에도 납이 포함돼 있었다. 타임지에 따르면 베토벤은 한때 납 중독의 증상인 복통, 설사, 진행성 청력 상실을 치료하면서 최대 75가지 약을 복용했다. 납 중독은 또한 그의 ‘악명 높은 성격, 기억 상실 및 만성 서투름’을 설명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