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방향제 뿌리면 어디로 없어질까?… ‘여기’ 남아 다시 호흡

바닥에 남아 밟으면 다시 공기로 입자 퍼져...키 작은 아이들, 집안 화학물질에 더 많이 노출

가정에서 스프레이 제품을 사용할 경우 바닥에 떨어진 잔여 나노입자를 흡입하게 될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방향제, 소독제, 자외선 차단제, 헤어 스프레이, 화장품 미스트 등 가정에서 스프레이 제품을 사용할 경우 바닥에 떨어진 잔여 나노입자를 흡입하게 될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노입자는 표면적인 1~100 나노미터(nm)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입자를 말한다. 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미터를 가리키는 단위다.

미국 럿거스 환경 및 생물과학대 환경과학과 게디미나스 마이넬리스 교수팀은 바닥을 카펫과 비닐로 만든 밀폐된 공기 제어 공간을 만들고 은, 아연, 구리 나노입자가 들어있는 7가지 스프레이 제품을 공기 중에 뿌리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런 다음 바닥을 따라 걸어 나노입자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동시에 소형 로봇을 이용해 움직이는 어린아이의 행동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방을 걷다가 바닥에 가라앉은 입자를 밟으면 입자가 호흡할 수 있는 높이까지 다시 떠오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키가 작아 바닥에 가까이 있는 어린 아이는 성인보다 나노입자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닐보다 카펫 표면에 붙어 있는 입자에 노출될 위험이 더 높았다. 공기 중에 다시 뜬 입자의 농도는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나노입자는 은, 구리, 아연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작은 크기에 기인해 특이한 성질을 보이기 때문에 많은 산업 분야에서 가정용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예로, 일부 나노입자는 열이나 전기를 더 효율적으로 전도하며 어떤 것은 동일 소재의 다른 형태나 크기의 입자에 비해 강한 자성을 갖기도 한다.

이처럼 나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스프레이나 파우더 등 해당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으며, 이러한 제품에서 방출된 나노입자는 실내 공기 오염도에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노출됐을 때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우리는 이 지식을 활용해 다양한 나노 물질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이 연구가 전반적으로 [스프레이 제품 사용으로 인한] 노출을 이해하고 향후 인체 노출을 줄이는 것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종합 환경 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Potential exposure of adults and children to particles from resuspended nano-enabled consumer spray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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