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cm 26kg" 뼈 앙상한데...게임처럼 체중 감량, 문제는 '이것'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우려되는 섭식장애...몸이 아닌 마음의 장애

섭식 장애는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음식 섭취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살찔 것을 염려해 음식을 먹는 것을 거부하는 10·20대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 마른 몸매가 미의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극단적 단식을 조장하는 문화가 퍼진 것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늘어나는 추세다.

극단적으로 적게 먹거나 많이 먹는 섭식장애

섭식 장애는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음식 섭취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지나치게 저체중 상태를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이 있다. 그 밖에도 반복적으로 통제력을 잃고 짧은 시간 동안 분명하게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폭식 삽화와 구토나 과도한 운동 등 극단적인 체중조절을 위한 행위가 반복되는 신경성 폭식증으로 크게 두 가지 질환으로 분류한다.

두 질환은 정신병리나 심각성 측면에서 매우 유사하며, 두 질환 간 진단의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특히 젊은 여성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또래와 소통하기 어려워진 스트레스 등 때문에 섭식 장애가 증가했다고 풀이하고 있다.

일본에서 늘어나는 추세

일본 아이치현에 거주하는 와타나베 유안(18)양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섭식 장애를 앓았다. [사진=일본 CBC 테레비 캡처]
6일(현지시각) 일본 CBC테레비에는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사례가 소개되었다. 일본 아이치현에 거주하는 와타나베 유안(18)양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섭식 장애를 앓았다. 당시 와타나베양의 키와 체중은 각각 155㎝, 26㎏로 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다. 155㎝ 기준 여자 정상체중이 일반적으로 46~55kg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심각한 저체중이다. 와타나베양은 “마른 사람 사진을 보면 ‘이러면 안 되겠다’ 이런 느낌으로 얼마나 숫자를 줄일지, 게임처럼 (생각했다)”며 “(체중이) 줄어들었을 때의 쾌감에 점점 빠져들었다”고 회상했다.

일본 섭식장애학회에 따르면, 코로나 시기 2019~2020년 10대 섭식 장애 환자는 1.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로 10대들이 또래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고립됐던 점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CBC테레비는 “현재 국가 조사에 따르면 마음의 병인 섭식 장애 환자는 약 24만명”이라며 “섭식장애 사망률은 약 5%에 달해 마음의 병 중에서는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섭식장애, 국내에선 1020 사이에서 퍼지고 있어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전국 6~17세 소아·청소년 6275명(6~11세 2893명·12~17세 33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섭식장애는 청소년 유병률(현재 1.6%·평생 2.3%)이 소아(0.5%·1.0%)보다 월등히 높았다. 청소년 중 여성(현재 2.0%·평생 3.0%)이 남성(1.1%·1.8%)보다 두드러졌다. 연구를 진행한 서울대 김붕년 교수는 “2010년대 일부 권역에서 실시한 소아청소년 대상 조사 결과 섭식장애 평생 유병률이 0.5%도 채 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다”라고 설명했다.

섭식장애는 여성 비율이 압도적이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 2018년 8321명이던 섭식장애 환자는 2022년 1만2477명으로 4년 새 49.9% 증가했다. 2022년 전체 환자 1만2477명 중 여성은 1만126명으로 81%였다. 여성 환자는 2018년 6714명에서 2022년 1만126명으로 5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1607명에서 2351명으로 46.3% 늘어난 남성보다 증가세도 가팔랐다.

마른 몸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

섭식장애는 주로 여성과 10대~20대 젊은층에서 발생한다. 날씬함을 추구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가족 간의 불화, 트라우마 등이 발병 요소로 작용한다. 문제는 섭식장애가 생기는 때가 청소년 시기라는 점이다. 성장이 활발한 청소년 시기에 섭식장애를 겪는다면 신체 성장과 뇌 발달 저하가 올 수 있으며 이른 나이에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섭식장애는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인지행동치료다. 인지행동치료는 섭식장애의 기저에서 상호복합적으로 작용해 이 병을 지속시키는 생각, 감정, 행동, 신체적 느낌들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이런 부정적인 사고와 행동을 수정할 수 있도록 돕고 이상 식이 습관을 교정해 나가는 치료다. 또 세로토닌을 조절하는 항우울제 등의 약물치료는 폭식 행위를 줄여줄 뿐 아니라 동반된 우울, 불안 증상 호전을 위해서도 사용된다.

그러나 내과적인 합병증이 심하거나, 심각한 정신 장애가 동반되었다면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천천히 체중을 증가시키기 위해 영양을 공급하고, 일정한 일과 활동을 확실히 정해주고 매일 같은 시간에 식사해야 한다. 이처럼 구조화된 환경을 체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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