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직선으로 못 걸어"...30번 검사 후 '이것' 진단, 10대 사연은?
소아에게 흔히 발생하는 모양세포성 성상세포종...초기 단계에 구토 동반 두통 흔해
30번의 검사 끝에 뇌에 종양이 생긴 사실을 발견한 11세 소녀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노샘프턴에 사는 티아 고든(11)은 3년 동안 두통, 구토, 복통 등을 겪었다. 병원을 찾았지만 그가 뇌종양을 진단받기까지 약 30번의 검사가 이뤄졌다. 증상의 원인이 두통, 편두통 등이라는 진단에 그치거나 뇌 검사 등을 진행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티아의 어머니인 이모겐 다비는 “딸이 배와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병원에 갔지만 가장 먼저 들은 말은 여름이기 때문에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편두통 진단을 받았을 때는 그에 맞는 약을 처방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기간부터 티아는 아프기 시작했다. 통증이 나타나는 빈도도 시간이 흐를수록 늘었다. 목이 뻣뻣해지는 등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병원에서는 수면 습관 탓이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MRI 검사조차 할 수 없었고 오진으로 애꿎은 안경도 여러 번 바꿨다는 게 이모겐의 주장이다. 그는 “3년 넘게 티아를 병원에 데려갔지만 MRI 촬영은 대기자 명단이 길었고 응급 소아과 진료도 거부당했다”며 “심지어 티아는 안경도 네 번이나 교체했다”고 말했다.
결국 티아는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상태가 된 후에야 CT 촬영 등 필요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목을 이상하게 가누고 일직선으로 걷기 어려워 진 이후 뇌에 3.5cm의 종양이 있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후 티아는 약 10시간의 수술을 받고 모양세포성 성상세포종이라는 종양 제거술을 받았다. 현재 티아는 건강을 회복하고 향후 주기적인 MRI 검사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아에게 흔히 발생하는 모양세포성 성상세포종...뇌나 척수 구성 세포에 발생하는 종양
티아에게 발생한 모양세포성 성상세포종은 뇌나 척수를 구성하는 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이다. 모양세포성 성상세포종은 악성도가 낮아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이다. 종양이 주변 조직이나 세포로 퍼지는 침윤도가 낮다는 특징이 있다. 사연처럼 어린이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뇌종양이다.
뇌종양이 생기는 원인은 방사선, 유전 등이지만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방사선은 DNA를 파괴해 뇌종양을 비롯 각종 암을 유발한다. 국내에서도 양성과 악성 뇌종양에 걸린 새로운 소아청소년 환자가 매년 300여명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두통 발생하다가 심해지면 보행·언어 장애...소아는 초기 단계에 구토 동반한 두통 흔해
뇌에 종양이 생겼을 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두통과 구토, 어지럼증 등이다. 종양 부위가 뇌조직을 압박하거나 종양이 생긴 부위에 따라 운동 능력 저하, 감각 마비 등도 나타난다. 운동 기능과 균형감각을 담당하는 소뇌에 종양이 생기면 똑바로 걸을 수 없게 된다. 뇌의 모든 신경이 모이는 뇌간에 종양이 발생하면 안면마비, 안구운동 장애 등이 발생한다. 종양이 대뇌에 영향을 주면 몸의 한쪽 측면이 마비되는 편마비로 이어진다.
뇌에 종양이 생기더라도 보행 및 언어장애, 마비 등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환자 스스로도 알아차리기 어렵다. 누구에게나 가볍게 발생하는 두통 등은 환자조차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사연 속 소녀처럼 병원에서 잘못 진단하는 경우도 있다. 소아 뇌종양은 초기 단계에도 두통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가 세지고 구토가 동반된다. 구토 증상이 상태의 심각성을 뜻하는 성인과 달리 어린이의 구토는 초기를 뜻하기 때문에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