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호르몬 많은 男…심장 박동 불규칙하다”

정상범위라도 높은 쪽에 속하거나 정상보다 낮은 남성, 심방세동 위험 높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남성은 심방세동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남성은 심방세동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방에서 발생하는 빠른맥의 형태로,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부정맥 질환이다. 혈전, 뇌졸중, 심부전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 모나시 공중보건대 연구진은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TRT)을 받은 남성에게서 심방세동 발병률이 높다는 것을 밝힌 기존 연구를 출발점으로 삼아,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 치료를 받지 않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테스토스테론과 심방세동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진은 아스피린 관련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시험 ASPREE 데이터에서 심방세동을 포함해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평균 연령 74세 남성 4570명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참가자들은 연구 시작 시점에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를 측정했으며, 평균 3~5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286명(약 6%)에서 심방세동이 발생했다.

연구진은 심방세동이 발생한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기준 시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심방세동이 발생한 남성의 평균 테스토스테론 농도는 17nmol/L로 심방세동이 발병하지 않은 남성의 15.7nmol/L에 비해 높았다.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범위 내에서 높은 쪽에 속하는 남성은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높았단 것이다. 즉, 정상 범위 내 수치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범위 내에서도 ‘적정한’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들은 현재 흡연자이거나 과거 흡연 이력이 있는 편에 속했으며 체질량지수도 더 높았지만, 이러한 요인을 통제한 후에도 테스토스테론과 심방세동 사이의 연관성은 여전히 지속됐다.

이번 연구에서 밝힌 또 다른 중요한 점은 단순히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을수록 심방세동 위험이 높아지는 건 아니란 점이다.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정상 범위보다 농도가 낮은 남성 또한 심방세동 위험이 높았다.

이전에 실시된 관련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론이 나온 바 있다. 2017년 미국심장협회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남성이 정상범위 내 있는 남성보다 심방세동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을 통해 수치가 정상이 되면 심방세동 유병률은 낮아졌다.

연구진은 “70세 이상의 건강한 고령 남성 4570명에게서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임상 정상 범위에서 높은 쪽에 있는 남성은 범위의 중간에 있는 남성에 비해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거의 두 배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Testosterone and the risk of incident atrial fibrillation in older men: further analysis of the ASPREE stud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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