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적자 커진 GC녹십자, 하반기엔 반등?
3분기 美서 출시할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에 기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을 내며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연속 적자를 기록한 GC녹십자가 하반기엔 반등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시장 출시를 앞둔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에 거는 기대가 크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의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2.1% 증가한 3568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은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136억원에 비해 적자 폭이 10.5% 커졌다. 지난해 4분기엔 84억원 적자를 냈다.
GC녹십자는 이에 대해 “미국법인(GC Biopharma USA)의 알리글로 마케팅비와 고정비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2분기 실적도 녹록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매년 2분기는 녹십자의 성수기로 꼽힌다. 백신 수주가 집중되는 시기이기 때문. 지난해에도 1분기에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다가 2분기 영업이익이 23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는 전문의 파업에 따라 수술이 감소하면서 혈액제제인 알부민과 헤파빅주 등의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1분기 녹십자의 혈액제제 매출액은 8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액 1033억원에 비해 14% 가량 감소했다. 혈액제제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액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그래도 하반기부터는 실적 반등이 전망된다. 알리글로가 기대주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오는 3분기 알리글로를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알리글로는 지난해 12월 녹십자가 1차 면역 결핍증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정맥투여(IV)용 면역글로불린 제제다. 국산 혈액제제가 미국 시장에서 허가를 획득한 건 처음이다.
특히 알리글로 정제 공정에 독자 기술인 ‘CEX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도입해 제품 안전성을 높였다. 이 기술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지는 혈전증의 주요 원인인 혈액응고인자 등의 불순물을 제거한다. 녹십자는 해당 기술을 국내에 특허 등록하고, 미국에도 출원했다.
또한 녹십자는 현재 미국 법인을 통해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알리글로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7~8월 내로 논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 시장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더욱 높인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2022년 약 13조원을 기록한 세계 최대 시장인데 생산자는 적어 공급 부족이 잦다. 또한 면역글로불린 약가도 국내 대비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글로가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만 한다면 실적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하반기에 알리그로를 론칭하면 실적이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